지난 20일 아스널은 볼튼 원더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덕분에 5라운드를 마친 현재 승점 12점으로 1위에 올랐다.
아스널은 지난 주 볼튼과의 경기 외에도 블랙번 로버스, 디나모 키에브(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와의 경기를 치렀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된 팀 분위기 상 계속된 일정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 이에 아르센 벵거 감독은 '심리학'이라는 특별 처방을 내렸다.
현지시간으로 23일 언론에 공개된 벵거의 처방은 선수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고, 승리를 마음속에 품는 작업에 맞춰져 있다. 볼튼의 홈구장인 리복(Reebok) 스타디움은 최근 아스날에겐 유난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경기장이었다. 벵거는 선수들과 19일 가진 특별 미팅에서 선수들이 우승을 마음속에 품는 연습과 리복 스타디움을 홈구장처럼 생각하는 마인드 콘트롤을 지시했다.
당시 선수들이 받았던 문서에는 '우리 팀은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는 개개인의 특별한 능력과, 그 선수들 간의 조화로운 관계로 강해질 수 있다', '서로를 믿어라', '원정 경기할 때 팀의 정체성을 잃지 말고, 마치 홈구장인 것처럼 생각하라', '승리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라' 등의 문구가 있다.
스포츠와 심리학의 상관관계
스포츠 관련 분야가 점점 더 세분화 되면서, 프로 스포츠에 심리학을 도입시키는 일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축구 뿐 아니라 럭비, 크리켓, 혹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심리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훈련하는 일이 많다. 심리학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있다. 이들은 선수들에게 그들이 '팀의 특별한 일원'임을 강조하고, 개개인이 능력을 마음속에서 이끌어낼 수 있게 지시한다. 아스날이 강조한 것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또한 지도자 훈련 과정에서 심리학 교육을 포함시켜 예비 지도자들에게 앞으로 가르칠 선수들의 마음을 다스리고 질 좋은 경기력을 이끌어 낼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축구 선진화 교육의 필수
잉글랜드 FA가 주체하는 축구 심리학 코스는 5단계까지 세분화 돼있다. 각 단계마다 이론을 통한 심리학적 요소와, 실제 훈련을 통한 멘탈 스킬 (Mental Skill) 향상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현재 잉글랜드 프로리그 혹은 유소년 리그의 많은 지도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해 교육 받고 있다. 왓포드 FC의 심리 치료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 강사인 케이스 민쳐는 "어릴 때부터 심리적 요소를 가르치고 멘탈 훈련을 시킨다면,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강한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축구 선수 출신으로 현재 잉글랜드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는 김희호(26)씨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교육 후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에서 필요한 심리적 요소들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뛰어넘어, 이런 정신적인 면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는 그들의 교육방식에 놀랐다"면서 "축구 선진화를 위해 꼭 필요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인 파비오 카펠로도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강해질 것을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스스로 강해지는 법과, 포지션 내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노력도 하게 된다. 개인 실력의 향상 뿐 아니라 팀 전력의 상승효과도 이를 통해 이룰 수 있다.
무한정한 에너지를 이끌어 내라
축구 선수들이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정신적 세계는 무한하다. 자신감과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고, 성공했을 때, 혹은 실패했을 때의 대처 능력까지 갖춘다면 개개인이 이끌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벵거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면을 강조해 볼튼 전 승리를 이끌어 낸 것처럼, 개인이 품은 무한정한 에너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축구 선진화로 가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