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면 자전거는
낭만적인 도구로 많이 나오잖아요.
영화 에서 해질녘에 여명이
장만옥을 태우고 달리던
고물 자전거.
영화 에서 망명 온 시인의 편지를 배달하던
순진한 우편배달부의 자전거.
그리고 이와이 순지의 영화 에서는
그 남자 주인공 말예요.
중학교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오자
종이봉투를 그녀 얼굴에 씌워버리던 장면,
그리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편지를 읽으려고
자전거 바퀴를 돌려서 그 불빛으로
편지를 읽던 그런 장면도
마음에 찍혀 있어요.
가끔 그런 상상을 해 봐요.
자전거 타고 들판을 달리는 거예요.
자전거를 아주 잘 타는 남자의 뒤에 타고 있는 상상...
옷자락을 부여잡고 속도를 즐기면서...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오는 거죠.
후후훗.
- 마농 이숙영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