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제도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더라도 '평생 한사람만 사랑할 자신, 당신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는 다면 그 중 몇 퍼센트나 yes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철학자 톨스토이는 '한 사람의 상대자를 평생 동안 사랑할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한 자루의 초가 평생 동안 탈 수 있다고 단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것 처럼 참으로 공감은 가지만 겉으로 '당연하지!'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평생을 같이 할 배우자를 찾아야 하는 본능이 있고 그 본능이 사회적 제도에 맞춰지게 되면서 그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한다. 물론 헤어진 후 다른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두 사람 이상의 배우자를 얻는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 하다. 하지만 서로가 합의하에 당사자들만 입을 닫는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바로 이러한 설정을 이야기 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하지만 이혼도 싫단다. 왜냐면 남편도 사랑하고 다른 남자도 사랑하니까 두명과 결혼생활을 유지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발칙하고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의 제목만 보고서는 '또 불륜 이야기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바로 현 남편에 대해 '배신'과 '변심'의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남자의 존재에 대한 설득과 타협만 있다.
는 제2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 원작으로 이중 결혼을 선언한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축구와 절묘하게 결합시켜 오늘날 결혼제도의 통념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다. 원작소설은 출간 석 달 만에 11만부를 돌파하며 발간 당시부터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으로 영화로 각색되는데 있어 관심이 모아졌다. 연출을 맡은 정윤수 감독은 원작을 영화로 각색 작업에 대하여 "원작은 축구 담론에서 얻어지는 풍부한 내용이 있었지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소설 속 인물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낸 장점이 있다. 인아가 소설보다 훨씬 사랑스럽게 그려졌다"고 설명했다. 사실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속 손예진이 연기한 인아의 사랑스러움 때문에 가끔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일처다부제'라는 설정이 사회적 파장주기 위함이 아니였다고 정윤수ㅜ 감독은 밝혔다. 정감독의 말처럼 '일부일처제'라는 진리는 우리가 태어날 때 부터 세뇌되었던 교육의 편견에 의한 상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의 과거역사 속에서도 '일처다부제', '일부다처제' 등 많은 제도가 있었으며 현재 지구상에는 인도의 , 중국의 , 호주의 등 '일부일처제'가 아닌 곳도 많이 있다. 각 사회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제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 영화를 먼저 본 관객으로서 개봉 후 보게 될 관객들이 궁금해 하는 점 한 가지를 말한다면 가 19세 이상 관람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궁금해 하는 관객들이 분명 있을 지도 모른다. 손예진의 노출 수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상관 없지만 그녀의 노출 연기가 궁금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손예진의 노출은 다소 파격적이다 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19세 이상 영화의 수위와 비교하기에는 약할수도 있지만 손예진이란 배우의 이미지로 보았을 때는 파격적 변신은 확실하다. 교묘한 연출과 편집으로 노골적인 노출은 아니지만 영화 속 손예진은 과감하고 섹시한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는 데는 '일부일처제'니 '일처다부제'니 혹은 불륜녀나 자유 연애주의자에 대하여 논하고자가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영화의 스토리에서 논한 내용들이 얼마나 관객에게 설득력 있고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셀러리맨 노덕훈 대리(김주혁)는 자신의 회사에 파견나온 프리렌서 프로그래머 주인아 팀장(손예진)을 짝사랑 한다. 하지만 그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회사의 총각이든 유부남이든 남자직원이라면 누구나 그녀를 좋아한다. 털털한 성격과 수려한 외모, 확실한 능력까지 갖춘 그녀는 노 브라로 다닌다. 회사 전 남자직원에게 관심을 받는 그녀를 우연히 다시 만난 덕훈은 그녀와 사랑을 시작한다. 너무나 사랑스런 그녀와의 연애.. 그는 앞으로 늘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자유 분방한 연애관념은 그를 힘들게 한다. 술마시면 새벽에 들어오기 일쑤고 전화기는 늘 꺼져있고.. 늘 노심초사인 덕훈은 결국 이별을 선택한다.
사실 두 사람은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어떻게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어?’라고 반문하는 여자와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라고 믿었던 남자가 연애를 하는데 있어서 분명 갈등이 있을 것은 사실이다. 이제 덕훈은 인아를 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결혼만이 해결책이다. 오랜 구애 끝에 결국 덕훈과 인아는 결혼을 하고 무척이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만끽한다. 두 사람의 공통 관심사인 FC바로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경기도 새벽에 같이 볼수 있으며 축구이야기로 밤을 셀 수도 있다. 누구나 꿈꾸는 달콤한 신혼의 모습은 연애할 때의 두 사람의 생각의 차이는 더 이상 보이지가 않는다.
하지만 인아는 일로 인해 경주로 내려가고 이제 두 사람은 주말부부가 된다. 주말에 모든 약속도 빼면서 까지 아내를 만나는 덕훈의 신혼은 아직까지 봄날이다. 하지만 인아의 충격 고백!! 바로 결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덕훈은 그녀의 남자친구도 아니고 전 남편도 아니고, 현재 남자친구이다. 그런 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결혼이 하고 싶다는 인아.. 납득이 안되는 덕훈..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덕훈을 설득한다.
덕훈도 사랑하지만 새로운 남자도 사랑한다는 그녀.. 평일은 그 남자와 주말은 덕훈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인아. 덕훈은 황당하고 화를 내보지만 인아를 사랑하는 자신을 알기에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수긍하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세 사람의 기가 막힌 두 집 이야기는 진행되며 이제 두 사람, 아니 세 사람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영화의 스토리를 보자면 참 말이 안되는 내용이다. 주인공을 맡았던 손예진, 김주혁 역시 영화의 캐릭터들이 이해가 안됐다고 한다. 하긴 누가 이해를 하겠냐만은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그냥 영화 속 캐릭터들은 그럴 수 있겠다는 이해심이 생기기도 한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두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그들에게 태어난 한 아이를 보여주며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낸 결혼이란 제도가 사랑을 얽매는 것은 아닌지, 오히려 불필요한 제도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이 들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는 분명 심각하거나 슬픈 로맨스가 아니다. 시종일관 웃음의 코드를 놓지 않으며 캐릭터들의 엉뚱함으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심각한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 낸 것이 이 영화의 장점으로 작용한다. 영화 속 인아는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관객을 '설득'하지만 그녀가 전혀 밉지 않으며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손예진이 연기한 인아는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주인아라는 한 여자를 보여주며 그녀가 두 남자와 결혼생활을 하며 거침없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모두 지켜내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사랑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어느정도의 희생이 필요하기도 하다. 바로 덕훈이다. 그의 평범한 인생이 안쓰러워지기도 하고 그를 보면서 '사랑은 더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라는 연애지침서의 명언을 한번도 떠올리게 한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사랑을 지켜준다는 것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는 것임을 상기시켜주며 영화는 결말을 맞이한다.
축구이야기와 세 남녀의 상황적 대입은 이 영화를 보는데 참으로 오묘하게 부합되어 표현된다. 원작의 풍부함을 덜어 내었다고는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은 관객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갈 수 있다. 영화는 유쾌함속에서 심각한 소제를 결코 가볍게 다루지 않고 고민하게 만들지도 않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인아와 덕훈, 그리고 그 남자를 이해해봐!'라고 설득력 있게 외치고 있다. 그냥 심각하게 생각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길 바라면서 관객을 '설득'하고 '타협'을 하려한다.
그것이 이 영화가 관객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이유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관객의 상식에서 이 영화가 얼마나 설득력 있도록 타협을 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이점이 이 영화의 흥행의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영화는 분명히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허전함이 느껴지는 것이 나만 그렇기를 바란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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