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내수 모두 둔화..내년 하반기돼야 회복 기대할 수 있어"
▲ 2009년 경제성장률 전망(출처:각기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5% 안팎의 성장률을 예측했지만 이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대세다.
한국 경제는 지난 2003년 3.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줄곧 4~5% 수준의 성장을 이어왔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4.5%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호재는 실종됐고 악재만 곳곳에 서려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고, 국내 증시는 폭락했다. 부동산 시장은 꽁꽁 얼었고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우울한 스토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게 경제연구소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 내년 3%대 경제성장률 전망..`악몽이 현실로`
국내 경제성장률에 대한 암울한 전망은 해외에서 먼저 전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제시했다. 이는 이는 지난 6월 전망치인 4.3%보다 0.8%포인트 낮춘 것이다.
골드만삭스도 13일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6%에서 3.9%로 내렸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 성장률 하향의 주요 근거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도 잇따라 내년도 경제성장률로 3%대로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올해 4.4%에서 내년에 3.6%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3.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이 올해 4.3%보다 좀 낮아진 3.9%를 기록할 것이라고 봤다.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상반기에 3%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추락하며 체감경기와 서민경제가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내수와 수출 모두 `빨간불`..정부만 5% 안팎 성장률 내세워
경제연구소들의 전망과 달리 정부는 최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009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실질성장률 기준으로 4.8%~5.2% 정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국내 경제도 정상궤도로 복귀할 것"이라며 5% 내외 경제성장률 전망의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수출과 내수에서 경고음이 계속해서 울린다.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 8월 경상수지 적자가 47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수입은 유가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해 37.6%나 늘어났다.
경기둔화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된 탓에 취업자수도 늘지 않고 있다. 8월 취업자수는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2361만7000명을 기록했다. 7월보다 15만3000명 소폭 늘어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계부채도 소비부진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보다 4조2776억원 늘어난 503조999억원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내수나 수출이나 조금씩은 계속 둔화되고 있다"며 "내수는 유가상승 영향, 수출은 세계경제 영향을 받아서 결국 내수나 수출 모두 둔화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 둔화세 `눈에 띄네`..실물경제 회복이 관건
경제성장률은 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 3.1%를 기록한 뒤 2004~2005년 4%대에 머물다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5.1%와 5.0%로 2년 연속 5%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4%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난해 5%대에서 올해 4%대, 내년 3%대로 경기 둔화세가 확연해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경제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경기의 하강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성장률 하락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수경기에 대해선 "자산가격 약세, 내수심리 위축, 신용경색 등으로 감세 등 정책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완화되더라도 파급효과는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내수와 수출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상반기 수출은 미국 경기 등 세계 경제가 회복될 기미가 안보여서 어려움을 겪고, 내수는 가계 부채, 투자 감소, 고용 부진 등으로 인해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 미국 금융불안의 영향을 받은 실물경제가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출이 미국 중심으로 늘어나는 등 세계 경기와 함께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빠른 경제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조기 안정시키고 부동산 금융부실 확대를 차단하는 한편, 현재 추진중인 감세와 규제완화 등과 더불어 적극적인 내수활성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 경우 한국경제는 2009년 하반기를 전후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이 극복될지 불확실 하고, 신용경색이 실물경제로 파급된데 따른 경기침체의 깊이와 지속기간이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이같은 외부변수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을지도 논란거리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