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른 불꽃』은 17세 소년이 사랑하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인간 쓰레기와도 같은 양아버지를 살해하기로 결심하는 심리적 과정이 치밀하게 묘사된 범죄 심리 미스터리 소설이다. 형식은 '재미'와 '공포'라는 엔터테인먼트가 가미된 대중소설의 구조를 따르고 있지만 그 안에 담아낸 주제의식은 마치 망치로 머리를 내리치듯 가히 충격적이다. 또한 절규하듯 던지는 인간의 비극적 한계상황과 윤리적 질문들은 이 책을 고전의 반열에 놓기에충분할 만큼 깊이가 있다. 특히 살해하기까지의 주도면밀한 두뇌게임과 사전모의 그리고 마침내 실행하기까지의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긴박하고 숨막히는 과정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선명하고 리얼하게 그려졌다.
독자들은 작품을 읽어가면서 저절로 슈이치에게 동화돼 살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가슴 아파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극에 한숨을 내쉰다. 누가 슈이치를 살인자로 만들었는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죄와 벌』에서 라스콜리니코프라는 인물을 창조해냈듯이 기시 유스케는 『푸른 불꽃』에서 슈이치라는 이기적이고 냉철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한 마음을 지닌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푸른 불꽃'은 붉은 불꽃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자신을 불태운다. 바로 슈이치의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인 분노의 강렬함이자 눈이 시릴 정도로 선명한 청소년기의 정신적 순결성과 깊은 사색의 상징물이다. 슈이치는 완전범죄를 목표로 하지만, 이미 처음부터 범죄가 밝혀지리라는 사실을 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더욱이 마지막에 양아버지 소네가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말기 암환자였음이 밝혀지면서 비극미는 도를 더한다. 한 번의 살인은 또다른 살인을 부르고 슈이치는 한때 절친하기까지 했던 어린 시절의 친구 타쿠야까지 끔찍하게 살해하고 만다. 이미 두 사람이나 살해한 슈이치는 더이상 동정의 여지가 없는 냉혈한 범죄자일 뿐이다. 그러나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가족들의 따뜻한 '사랑'과 노리코의 애틋한 '연민'과 스스로를 파멸 속에 던지는 슈이치의 '희생'이 절망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비관주의적 비극을 낙관주의적 비극으로 승화시킨다. 슈이치는 그가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그 모든 것들을 위해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