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면센타 원장 홍일희
■ 코골이란 무엇인가?
코골이는 기도가 좁아져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상일 뿐이다. 우리가 숨을 쉬는 것은 횡경막이 수축하면서 폐가 풍선처럼 팽창하게 되고, 이로인해 공기가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다. 이때 코 입구부터 폐 사이의 기도에 좁은 부위가 있다면, 이 부위에서 빨라진 공기의 흐름 때문에 유동적인 부위가 떨리면서 소리가 나는 현상을 코골이라 한다. 결국 코골이는 하나의 증상이며, 기도 중 좁은 부위가 있다는 것이 코골이의 실체이다
■ 왜 잠잘 때만 코를 고는가?
기도가 좁아져 있는 사람도 깨어 있을 때는 코골이가 없다. 잠을 자야 코를 골게 되는 데, 깨어 있을 때와 잠 잘 때의 큰 차이는 근육의 긴장도이다. 깨어나면서 몸의 모든 근육은 긴장하게 되고, 공기의 흐름이 빨라도 떨리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지만, 잠이 들면 몸의 근육의 긴장이 풀리면서 쉽게 떨리는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 무호흡이란 무엇인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은 기도가 막히는 정도의 차이에 의해 구별된다.무호흡은 좁아진 정도가 심해 기도가 막혀 10 초 이상 숨이 끊어지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현상 모두 기도가 좁아져 생기는 현상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호흡량의 감소와 저산소증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의 단절과 저산소증, 좋지 못한 수면구조는 자율신경계의 교란을 일으켜 심혈관계 합병증 및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따라서 코골이, 수면무호흡은 단순한 소리의 문제가 아닌 중요한 전신질환임을 인식해야 한다.
◎ 어디가 왜 좁아지는 것인가?
1) 구조적(해부학적)으로 좁아진 경우
기도의 폐쇄는 주로 코, 목젖 뒤, 혀 뒷부분에서 일어난다. 보통 한 부위의 막힘만 있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여러 부위의 폐쇄가 동시에 나타난다. 부위별로 코골이의 원인은 다음과 같다.
코는 호흡이 시작되는 첫 관문으로서 매우 중요하다. 코막힘의 원인은 알레르기성 비염, 만성 비염, 비중격의 휘어짐, 비용종 등이 있다. 코가 막히게 되면 공기가 통과할 때 저항이 크기 때문에 원활한 호흡을 위해서는 폐 쪽에서 정상 보다 큰 음압이 걸려야 한다. 이렇게 되면 목젖이나 혀와 같은 유동적인 부위가 빨려 들어가면서 코골이나 무호흡이 발생한다. 또한 코가 심하게 막히면 입으로 호흡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턱이 뒤로 쳐져 혀의 뒤쪽이 막혀 역시 호흡곤란이 일어난다. 실제로 정상인에서 코를 막고 잠을 자게 했을 때, 코골이가 증가하고 수면무호흡이 발생됨이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코 뒤쪽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는 원인으로 소아나 청소년기에는 아데노이드 비대가 가장 많다. 아데노이드는 코 뒤쪽에 바로 있기 때문에 이것이 크면 현저한 코막힘이 생긴다. 또한 아데노이드 비대는 얼굴 골격구조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즉, 코로 숨을 잘 쉬지 못하고 오랫동안 구강호흡을 하게 되면 코의 발달이 잘 안 되고 앞뒤 방향의 위턱 성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결국 코 뒤쪽이 좁아져서 호흡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목젖 주위(연구개)의 막힘은 코골이의 흔한 원인이다. 가장 떨리기 쉬운 부위이기 때문이다. 목젖이 길게 늘어지고 힘없는 구개 조직이 많아지면 쉽게 기도가 좁아진다. 보통 비만인 환자에서 많지만 때로는 마른 체형의 환자에서도 구개조직이 늘어지거나 목젖 뒤쪽 주름이 넓게 펼쳐져 있는 경우에는 코골이가 생길 수 있다.
구개의 양 옆으로는 편도가 위치한다. 편도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퇴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적지 않은 성인에서 편도가 남아있다. 편도가 기도의 양쪽 측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것이 크면 기도가 쉽게 막히게 된다. 또한 비록 크기가 크지 않더라도 비만으로 인해 주변 조직의 유동성이 커지면 함께 움직이며 기도 폐쇄를 조장하기 때문에 코골이, 수면무호흡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성인에서는 비만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 지방이 채워져 기도를 좁게 하고 쉽게 막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폐쇄부위는 혀의 뒤쪽 부위이다. 정상적인 기도를 갖은 사람은 바로 누워도 기도가 막히지 않는다. 주로 혀가 크거나 혀가 뒤로 밀려있는 환자가 바로 누웠을 때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려 기도가 좁아지면서 코골이 무호흡증이 발생을 한다.
얼굴 골격의 문제가 코골이의 하나의 구조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는 작은 턱, 뒤로 쳐진 턱, 뽀족해서 양 옆으로 좁은 턱 등이 속한다. 턱이 작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혀가 크거나 혀가 뒤로 밀려있다. 이와 같은 턱 골격의 문제는 유전적인 영향도 있으나 주로 어려서 오랜 기간 입을 벌리고 숨을 쉬기 때문에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편도 및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코를 통한 호흡이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된다. 이것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보다 용이한 구강 호흡을 위해 턱 골격의 성장이 지연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며 이차적으로 얼굴이 길어지기도 한다. 결국 턱 골격의 문제로 발전된다. 약 12세가 되면 얼굴 골격이 성인 형태의 90% 가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려서 구강 호흡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결국 성인형 코골이, 수면무호흡 환자로 발전되기 쉽다.
2) 기능적으로 좁아지는 경우
해부학적으로 좁아진 원인 뿐 아니라, 기도의 폐쇄가 기능적으로 생겨 코골이 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의 탄력성이 떨어지면서 쉽게 기도가 좁아지게 된다. 또한 만성적으로 코를 골게 되면 목젖과 구개조직이 진동에 의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 부위의 감각세포가 손상될 뿐만 아니라 근육조직도 파괴, 변성되어 효과적인 기도 확장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시간이 감에 따라 단순코골이에서 무호흡증 환자로 진행될 수 있다.
호르몬의 변화도 코골이 무호흡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성호르몬은 근육의 탄력성을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하는데, 폐경기 이후의 여성에서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줄어 들면서 코골이의 발생률이 증가하게 되는 이유이다.
비만이 기능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기도를 좁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점막 밑에 쌓인 지방이 기도 벽의 탄력성을 약화 시켜 쉽게 기도가 폐쇄 되게 한다.
뇌의 호흡조절 능력이 수면 중 기도 상태를 유지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혈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뇌의 호흡중추를 자극하여 숨을 쉬게 만드는 데 이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수면호흡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3) 구조적 폐쇄와 기능적 폐쇄의 복합효과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원인(구조적 문제와 기능적 문제)이 서로 영향을 미쳐 코골이를 일으키게 된다. 어린이의 경우는 코골이가 주로 구조적인 문제이며, 나이가 든 경우는 주로 기능적인 문제이다. 대부분의 경우 일차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있는 사람이 이차적으로 기능적인 문제가 생기면서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예를 들면 어릴 적에 구강구조가 나쁘게 형성된 사람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근육이 골격구조에 맞게 발달하고, 젊을 때는 근육의 탄력성으로 기도가 유지되다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능적으로 쉽게 기도가 폐쇄되어 코골이 무호흡증을 일으키게 된다.
원인을 알게 되면
결국 코골이 무호흡증은 기도 중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부위의 복합적인 폐쇄가 원인이 되어 증상을 나타내게 되고, 또한 그 결과가 인지능력과 심혈관계를 일으키는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하고 진단과 치료를 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