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이 웃는 게 너무 웃겼어.
뭐가 그렇게 좋다고 웃고 다니나 싶었거든.
그 때 나한테는 온통 세상이 그래 보였어.
즐거울 일도 없고 깜짝 놀랄 일도 없고 화낼 일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맛없어서 못 먹을 것도 없고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은 우중충한 회색처럼.
그렇게 살던 내 옆에 네가 있었어.
너는 컬러풀하잖아.
좋아하는 것도 엄청나게 많고 싫어하는 것도 엄청나게 많고
맛있는 걸 먹으면 행복해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한 번 삐딱해지면 온 세상이 싫어진 못된 얼굴을 하고.
그런데 어느 날 보니까 내가 움직이더라.
방 안에 늘어져서는 며칠씩 꼼짝도 하지 않다가도
네 전화가 오면 몸을 벌떡 일으켜 5분 만에 집에서 나가더라고.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아직도 누워만 있었을 거야.
너는 나한테 그런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는 이미 그걸로 나한테 해줄 거 다 해준 거나 마찬가지야.
원래 더 좋아하는 사람이 더 행복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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