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하던 시절의 나는
키스를 잘못 생각하였어요
그저 그것은
사랑을 향해 뚫려있는
터널의 입구쯤이라 여겼지요
마음을 유인하는
아름답고 끈적한 사이렌
그 유혹을 힘껏 받아들여 달려드는
피의 노래라고만 생각했지요
그저 진입하는 과정으로서 잊지 못할 찰나,
빛나는 한때의 순정한 영혼같은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촉촉이 젖어드는 괴로움
달콤해서 슬퍼지는 마음의 물기
그런 역설적인 첫마음의 반란들...
그 보송보송한 질감들의 싱숭생숭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입술이 닿음으로써 모든 몸이 따스하게 닿는
그것이 정신을 더욱 밀착하게 만드는
감미로운 합일의 초발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그것은
사랑의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것이었습니다
사랑이 서먹해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입맞춤이 서먹해집니다
입술에 놀리는 따스한 감촉이
쑥쓰럽고 징그러워집니다
그 입술의 온기를 용서하지 못하는
나의 입술의 냉기
두 입술 사이가 바르르 떨면서 슬픈 공기가 일어나
마음의 구역질을 부릅니다
키스할수 없는 연인
그것이 이제 짐이되고 습관이 되어버린
사랑은 끝나가고 있는 사랑일겁니다
키스란
젖어오는 사랑의 입구이기도 하였지만
가장먼저 사랑의 썰물을 알리고 예민하고 슬픈
출구...이기도 한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