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달에 몇 번은 글을 올려야지..하는 규칙을 정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시간에 쫓겨 쓰는 글이란 것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충분히 보여 주지 못하는 것 같아 그만 두었습니다. 글이란,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생각을 하고, 이런 저런 즐거움과 경험, 그리고 자신의 관점이 어루러져 만들어지는 방울이 -9;퐁!-9; 소리를 내면서 수면위로 떠오를 때, 비로서 세상에 나갈 수 있는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게으른 사람의 변명 일 수도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오늘은 맛집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성지와 같은 삼청동의, 유명한 인도 요리집 달(Dal)에 대해서 써 볼까 합니다.
이곳의 메뉴를 제 불완전한 기억과 영수증을 바탕으로 살펴 보면...
Lassi(전통음료) / 4천원~
- 망고라씨(Mango Lassi)
: 커드에 물과 소금, 향신료를 가미해서 만드는 인도 전통 요리 라씨. 그 강렬한 신맛을 달달한 망고로 조화시킨 메뉴.
수르하토(전채) / 2천5백원~
- 사모사(Samosa)
: 감자와 콩, 야채 및 향신료로 속을 만들어 삼각형으로 빚어 기름에 튀겨낸 만두.
Nan(빵) / 2천5백원~
- 갈릭난(Galri Nan)
: 인도식 전통빵 난에 마늘 소스를 가미해서 구워낸 요리.
Panner(인도식 치즈 요리) / 1만8천원~
- 발티갈릭파니르(Balti garlic Paneer)
: 숙성시키지 않은 치즈, 파니르를 발티 식으로 조리한 요리. 특정 동물의 육식을 금한 힌두교/이슬람교 신자가 많은 인도에서 파니르는 단백질을 섭취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함.
Tandoori(인도식 화덕 요리) / 2만원~
- 탄두리 치킨(Tandoori Chicken)
: 인도 펀자브 지역의 요리 였으나 이제는 인도요리를 대표하는 화덕요리. 24시간 동안 숯불에 달군 탄두리(아까 입구 사진 오른쪽의 항아리 같은 물건...)에 요구르트, 계피, 정향, 생강 등으로 양념을 한 닭을 바베큐 방식으로 조리함.
* 10%의 부가세가 붙습니다.
이곳의 특징은 ..
1. 향기의 정원
대중화된 인도요리와 일본식 카레 요리의 보편화 추세 - 이제는 카레 돈까스에 대해서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로 인해 다양한 형태와 다양한 맛의 카레 요리를 우리 생활 주변에서 쉽게 만날 있습니다. -9;3분 카레-9;로 머리속에 각인 된 샛노란 인스턴트 카레도 불만 없이 잘 먹는 저이기에, 하물며 카레의 대중화 추세는 맛있는 요리를 그것도 점차 낮아지는 가격에서 편하게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반갑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부터인가 인도에서 말하는 커리(Curry)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인도 요리에 대해서도 말이죠.
그래서, 제가 인도에 가서 직접 먹어보기 전까지는 인도요리에 대한 기준을 -9;다양한 향신료와 숯불 향, 그리고 요리 재료 본연의 특징적인 맛을 잘 살리는-9; 것으로 삼고 인도요리를 대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도 지나친 선입견은 문제가 되겠지만, 적절하고 합리적인 기준은 그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손톱을 잘 다듬고 깔끔하게 유지하는 요리사의 손에서 그 분의 요리는 정갈하고 정성되겠구나..라는 예상을 할 수 있게 되며, 곧 그 사람을 수준있는 요리사도 평가하게 되는 것 처럼 말이죠.
다시 돌아와서, 달의 요리에서는 그러한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기름과 튀김옷으로 무장한 튀김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히 콩과 향신료의 향기가 퍼집니다. 뭐랄까, 마치 중세시대의 갑옷을 걸친 기사가 투구를 벗었을 때 검은 긴 머리와 구리빛 피부의 미인 여성의 얼굴이 드러날때의 철렁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만 그 크기가 한입에 먹기에는 약간 부담되더군요...
카레 - 정확히는 물에 불려서 갈아낸 콩을 카레의 기법으로 조리한 요리, 달(Dhal) - 또한 걸작입니다. 걸죽하게 퍼지는 갈린 콩의 식감을 베이스로 마치 계피, 정향, 생강 등이 혀 위에서 자라나듯이 느껴집니다. 그 뒤로 식재료 본연의 맛이 따릅니다. 지독한 노린내를 풍겼던 양도 그 향기의 정원에서는 단지 좀 자극적인, 아니 오히려 그 자극이 신선한 맛이 됩니다. 황갈색의 카레에서 노니는 새우를 씹으면, 그 안에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바다 맛은 돼지고기, 소고기 카레와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타입입니다만, 이곳의 요리는 정말 괜찮습니다.
* 삼성동의 -9;강가(Gang ga)-9;도 좋은 인도 요리집이지만, 아무래도 가격과 가짓수 면에서 점심세트 2만5천원(모듬 전채 + 카레 3종류 + 난)이 제공되는 이곳에 판정패를 당할 것 같습니다.
2. 인도의 색(色)
각 국가를 대표하는 색깔이 있다면, 인도의 색깔은 무엇일까요?
최근 인터넷에서 인기 있는 인도 뮤직비디오나 인도 영화 등에서는 약간은 촌스러울 정도로 화려한 원색과 어설픈 특수효과의 그런 분위기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도의 색은 뭄바이 핑크색이라 불리는에로틱하고 몽환적인 색깔입니다. (제가 인도를 가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그 핑크색으로 뒤덮힌 환상적인 도시를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입니다.)
이성과 같이 오면 곧 사랑의 감정에 빠져 들 것(..그럴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같은 분위기가 편안안 조명과 소파에서 다소곳이 모셔져 있습니다. 절대 넓지 않은 매장안에 가득찬 그런 분위기는 어디선가 풍겨오는 와인의 향기를 만나 더욱 커지는 듯 합니다. 만약, 함께 식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드는 이성 분이 있다면, 이곳은 바로 그분과 식사를 해도 괜찮을, 아니, 추천할 만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그럼, 즐거운 식사 되시길. ^^
위치 :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1층
전화번호 : 02 - 736 - 4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