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오바마가 Swing State의 대표격인
Ohio주에서 승리한 것도 그렇고
지금까지의 선거인단 확보 추세를 보더라도
그가 44대 미대통령이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정말 기분이 좋다.
난 투표권이 있는 시민권자도 아니지만,
어메리칸 드림을 믿는 한 사람으로서
일요일에 회사에서 일하지만 않았다면
주말에 오바마 캠프에서
자원봉사라도 마다하지 않으려 했을 정도로
이번 미대선은 나에게 의미가 크다.
그러니 기분이 좋을 수 밖에.
그런데 미국은 대선이 치러지는 것과 동시에
여러가지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시민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를 같이 실시한다.
예를 들면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 개발이슈에 대하여 yes냐 no냐.
혹은 가축들을 좁은 공간에 가둬놓지 않고
일정이상의 공간에서 사육하게 하는 것을
법으로 정하는 것에 대하여 찬성이냐 반대냐 등등의
시민들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들에 대하여 투표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이런 이슈들은 이해관계가 엮인 집단들의 기금으로
시민들의 투표를 독려하는 광고를 내보내게 된다.
그래서 집에 앉아서 TV를 보다 보면
Yes냐 No냐 하는 광고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그 중 나의 관심을 끄는 Proposition이 있는데,
일명 Prop 8이라고 불리는 것이 바로 그것인데,
캘리포니아에서 게이들의 결혼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제안이다.
만약 이 제안이 통과되게 된다면
캘리포니아 주헌법에 수정에 가해지게 된다.
"Only marriage between a man and a woman is valid or
recognized in California"라는 구절이
주헌법에 추가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제안에 Yes를 하라는 광고와
No를 하라는 광고가 서로 질세라
최근까지 TV에서 경합을 벌였다.
(내 생각엔 No 하라는 광고가 좀 더 자주 나오는 것 같았다. 캘리포니아엔 부자 게이들이 많다. 하하~)
그래,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투표권이 있다면 가정하고 말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난 추호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No쪽이다.
왜?
게이란 이유로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그 사람에게 인생의 파트너로서
법적인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권리는
인간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이다.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흉악범들도 가지는 권리를
왜 게이들은 가질 수가 없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Prop 8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즉 게이결혼에 반대하는 사람들)
만약 이 제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학교에서 아이들이 게이결혼에 대해서
배우게 될 것이라는 점이
게이결혼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이에 이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게이결혼에 대해서
가르치는 일은 없을 거라며
사람들을 설득하지만,
사실 학교에서 게이결혼에 대해서 가르치느냐
아니냐는 문제거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에게 게이결혼에 대해서
가르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왜, 두려운가?
게이결혼을 가르치면 자기 자식이 게이가 될까봐서?
정말 바보 같은 생각이다.
동성애라는 것은 가르친다고 배워지는 것이 아니며,
또한 자식이 동성애자가 된들 뭐가 어떻단 말인가.
주변사람에게 피해 주지 않고
정당한 방법으로 돈 벌어서 자기 인생을 살겠다는데,
이성을 사랑하면 어떻고, 동성을 사랑하면 뭐 어떠랴.
난 훗날 내 자식이 태어나면
단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특정집단을 싸잡아서
미워하지 말 것을 가르칠 거다.
대신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정직하게 세금을 내며,
부당하게 차별을 받거나 권리를 박탈당할 때는
두려움 없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가르칠 것이다.
내 자식이 커서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확인하더라도 마찬가지의 얘기를 해줄 것이다.
내 아이가 사회에 나갔을 때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죄의식을 느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얘기해 줄 것이다.
자신의 존재 자체에 자부심을 느끼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당부할 것이다.
MSNBC의 인기 프로그램인
The Rachel Maddow Show라는 것이 있다.
이 쇼의 호스트인 Rachel Maddow는
게이임을 공개하고 Rhodes Scholarship를 받은
첫번째 사람이다.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Rhodes Scholarship을 받아서
옥스포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지금은 TV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렇게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게이는
정식으로 결혼할 수 없고
무고한 사람을 죽여서 징역살이를 하고 나온 사람은
당당하게 결혼할 수 있다는 사실은
무언가 우리 사회가
상당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하지 않는가?
물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