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일본 만화최근 할리우드가 일본 만화 리메이크에 열을 올리고 있다. (08)는 그 본격적인 신호탄. 검증받은 작품을 빌려, 유명 감독이나 배우가 블록버스터 규모로 제작한다는 점이 현재 리메이크 열풍의 특징이다. 누가 어떤 작품을 선택했는지, 힘차게 진행되고 있는 라인업을 모아 네 가지 코드로 정리했다.
* 기사제공_SCREEN M&B / text_나원정
* 구성_네이버 영화 Japanese Comics Attack!
* Fantasy
과 시리즈 이후 이렇다 할 판타지가 없었던 상황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판타스틱한 욕망에 화답한 것은 바로 일본 만화였다. 첫 번째 주자는 . 주성치가 공동 제작자로 나섰다. 아키라 도리야마의 원작 만화는 손오공 일행이 소원을 들어주는 구슬인 드래곤볼을 찾아 떠난다는 모험담. 외계인을 닮은 캐릭터와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비범한 설정은 1984년 일본 연재 당시 만화 팬들을 열광케 했으며, TV 애니메이션은 전세계로 수출되어 프랑스에서는 무려 67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
만화 역시 3억 부 이상 판매된 울트라 베스트셀러. 한국에서도 ‘초싸이언’ ‘에네르기파’ 등의 용어를 유행시켰던 원작의 인기는 말 그대로 가공할 만하다. 이 영화로 할리우드에 입성하는 주성치의 입장에서는, 원작에 기대어 안전하게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속셈도 있을 듯.

영화
실사판 연출을 맡은 제임스 왕 감독은 (00)으로 할리우드에서 입지를 굳힌 인물이다. ‘변태 할아범’ 무천 도사 역할의 주윤발 등 출연진도 탄탄한 편. 손오공은 (05)의 저스틴 채트윈이 맡았고, g.o.d의 멤버였던 박준형은 손오공의 친구 야무치로 등장한다. 영화는 현재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작업 단계. 분장과 특수효과로 원작과 최대한 흡사하기 위해 노력했다지만, 원작의 무게에 눌려 덩치가 큰 괴작이 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이 모든 것은 내년 상반기에 확인할 수 있다.
* Philosophy
1970년대 이후 애니메이션 형태로 수출되었던 일본 만화는 팝아트적 외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마니아들이 열광했던 것은 오히려 정체성에 대한 색다른 사유였다. 최근 그래픽 노블을 대신할 새로운 철학을 찾던 할리우드가 일본 만화에 눈을 돌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영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을 발표한 역시 그 전형적인 사례. 오토모 가츠히로의 원작 만화는 3차 세계대전 이후의 네오 도쿄를 배경으로, 초능력을 가진 소년 데츠오가 세계 종말에 휘말린다는 묵시록적 SF다. 1988년 엄청난 제작비로 제작되었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뛰어난 작화와 음악으로 혁신을 일으켰으며 해외에서도 호평 받았다.
현재 실사 버전은 네오 도쿄를 뉴 맨해튼으로 바꾸고, 원작 만화 6권을 두 편으로 나누어 제작 중이다. (06)의 프로듀서 그렉 실버맨이 공동 제작하며, 신예 루에이리 로빈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디카프리오가 데츠오의 친구 가네다로, 조셉 고든 레빗이 데츠오로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분분하다. 어느 쪽이든 원작자의 정신을 해치지는 말아달라는 것이 공통된 바람. 2009년 여름, 미국에서 1편이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외에도 여성 사이보그의 자아 찾기를 그렸던 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차기작으로 준비 단계에 있으며, 시리즈의 모태가 되었던 사이버펑크 철학의 대표작 역시 최근 스티븐 스필버그가 드림웍스에서 제작하기로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 Robot
작년 영화사와 완구 회사의 성공적인 합작 사례를 보면서, 할리우드는 ‘제2의 ’ 탄생을 꿈꾸기 시작했다. 1970~8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리우드의 ‘일본 만화 1세대’들은 추억의 로봇을 부활시키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흥행 보증수표라고 생각했다. 이미 한 차례 검증받은 일본 만화의 저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
워너브러더스가 발 빠르게 선점한 것은 . 한국에서는 로 방영되었으며, 1980년대 후반 미국에 소개되면서, 전투기 변신 로봇 ‘VF-1J 발키리’의 완구가 초유의 판매 수익을 올렸던 작품이다. 토비 맥과이어가 제작자 겸 주연으로 참여한 실사영화는 2010년 개봉을 겨냥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제작진이 “우리는 세대”라고 밝힌 만큼, 로망이 뚝뚝 묻어나는 작품이 될 전망이다.

영화
폭스도 해묵은 장난감 상자에서 의 먼지를 털어냈다. 라는 제목으로 1980년대 미국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작품으로, 다섯 사자가 합체하는 독특한 형태의 로봇 고라이온은 당시 완구류에서 발군의 판매고를 올렸다. 세계 멸망 이후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실사판은 (04), (05)의 프로듀서 마크 고든과 싱어 송 라이터로 유명한 파렐 윌리엄즈가 공동 제작할 예정. 2010년 개봉한다.
* 3D Animation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재패니메이션에 대한 향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미국의 이매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과 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리메이크하겠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가운데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은 데츠카 오사무의 원작으로 1963년 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수출됐던 작품. 해외 진출한 최초 재패니메이션이기도 하다. 2003년의 미래(!), 세계 최초로 인간의 마음을 지닌 로봇 아톰이 탄생해서 악당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며 미국 방영 당시 65퍼센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아스트로보이(우주소년아톰)
연출을 맡은 데이비드 보워즈는 “원작 만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라 밝혀 팬들을 안심(?)시켰다. 아역스타 프레디 하이모어가 아톰의 목소리에, 니콜러스 케이지가 아톰을 만든 과학자의 목소리에 캐스팅돼 화제가 되었다. 미국 개봉은 2009년 가을 예정이며, 공개된 스틸에 따르면 아톰이 플라스틱 괴물이 될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독수리5형제(갓차맨)
함께 제작되고 있는 역시 시리즈의 작가 폴 디니가 각본을 맡아 제작 중이다. 애초에 (07)의 케빈 먼로가 각본 및 연출을 담당했으나 다른 프로젝트를 맡으며 교체된 것. 리메이크 영화는 원작만화와 마찬가지로 새를 테마로 한 다섯 명의 히어로 팀이 악당 갈렉터를 상대한다는 내용이다. (가제)이라는 제목으로 2009년 초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