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체납 상위업체 상당수가 지금은 폐업한 금괴 유통업체들. 이들은 금모으기 운동이 벌어질 당시 수출 확대 차원에서 수출용 금에 영세율이 적용되던 것을 악용, 지난 99년부터 2004년까지 관세를 부정 환급받다 적발됐다.
각종 지표가 IMF 이후 최악일 정도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달러모으기 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요즈음, IMF시절 좋은 뜻에서 동참했다가 이후 부정 환급 소식에 허탈해 했던 씁쓸한 추억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 고액 체납법인에 금괴 유통업체 수두룩....부정환급 연루
지난 26일 국세청이 공개한 10억원 이상 고액 체납법인을 살펴본 결과, 1074억원을 체납한 참신무역을 필두로 상위 10개 법인중 8곳이 금 도소매업체였다. 8개 법인이 체납한 금액만 4330억원에 달했다.
10위권밖에서도 금 도소매업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체납 상위 100위 업체중 42개 업체가 금 도소매업체로 추정된다. 이들은 99년부터 2004년까지 기간동안 부과된 세금을 체납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 업체들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실시된 세무조사에서 면세금지금(금괴)제도를 악용해 부가가치세를 탈루한 것으로 적발된 업체들중 일부다. 국세청은 당시 면세금지금제도를 악용한 금 도소매업체에 대해 전체적으로 8400억원의 세금 추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 상당수가 폐업, 세금은 제대로 추징되지 않았고 결국 체납으로 남아 체납 시한 2년이 지난뒤 공개하게 돼 있는 명단 공개 규정에 따라 올해 고액 체납법인 신규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 폭탄업체 세워 `금모으기 운동` 악용
이들 업체들은 특히 소위 `폭탄업체`를 세워 관세를 부정환급받았던 업체들이다. IMF 이후 국난 조기 극복 차원에서 전국민적으로 금을 모아 외환을 확보하자는 금모으기 운동이 일어났다. 소중한 추억이 서린 금반지가 용광로에 들어가 녹여졌고 골드바 형태로 해외에 수출됐다. 당시 정부도 금을 수출하면 부가세를 돌려주는 혜택을 줬다.
그러나 지난 98년 중반 이후 환율이 상승하면서 금수출입 수익률이 나빠지기 시작했고 금 유통업체들은 중간에 노숙자 등을 대표로 하는 유령 폭탄업체를 세워, 부가세는 폭탄업체에게 전가하고 자신들은 관세를 부정 환급받는 방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폭탄업체는 세워진지 얼마되지 않아 폐업, 세금을 걷을 수가 없었다.
검찰이 올 2월 최종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 종합상사도 이같은 거래에 뛰어 들어, 부정 환급된 세금만 2조원대에 달했고 대기업 담당자 등 102명이 구속기소됐다.
현재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IMF 때 벌어졌던 금모으기 운동을 계승, 달러를 모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 이같은 부정 사건이 일어나 허탈한 기억이 있는 지금 달러모으기 운동에 얼마만한 동조가 있을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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