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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사랑한 얼음

김효순 |2008.11.30 03:39
조회 33 |추천 0


잠시여도 좋다고 말했다. 당신의 따뜻한 손길을 느낄 수 있다면.
잠시여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당신의 따뜻한 눈을 바라볼 수 있다면.
고독을 가진 만년의 빙하에서 떨어진 것처럼

나는 늘 외로웠고 차가웠다.

알고 있었다.
그대를 사랑하는 것이 내 몸을 녹이리란 사실을.
결국 그대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나는 그대의 불에 목숨이 끊어질 것이란 걸.

하지만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이렇게 내가 있는 어두운 곳에 까지 비추어 

내 몸을 빨갛게 물들이는
그대의 애잔하게 빛나는 불빛을.
부드럽고 부드럽게 나를 안아주는듯 한 그 불빛을.
자신의 몸을 태워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그 불빛을.
내 고독보다 슬픈.
바람 하나에 꺼질듯이 흔들리고 있는 그대의 처연한 몸짓을
나는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대를 사랑하고 나는 녹아버렸다.
그러니 그대 어서 더 아름답게 불타오르길.
그대 마지막 촛농까지 녹여 결국 그대도 물이 되면.
먼저 녹아 그대 발밑에 물이 된

내가 그대를 맞아 안아줄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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