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냄새가 있어요. 당신에게만 있는 그리운 냄새." 문득 그 말이 생각납니다. 내 머릿결에도 내 몸에도 내 옷에도 내 숨소리에도 뭐라 말할 수 없이 향긋한 냄새가 난다던 사람. 나는 그게 어떤 냄새인지 알지 못합니다. 모과 향 같은 것일까. 숭늉 맛 같은 것일까. 조금 무겁고 푸른 냄새일까. 초록으로 피어오르는 냄새일까. 아니면 오렌지 빛의 달콤하고 신맛이 있는 냄새일까. 휘발하는 가벼움으로 코끝을 톡 치는 냄새일까.
내 코가 가장 오랫동안 내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았을 테지만, 나는 전혀 그게 무엇인지 분간하지 못합니다. 늘 머물러 있는 것이라 아예 냄새로 생각하지도 않게 된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의 냄새는 맡지 못하도록 후각이 설계되어 있는지…. 그래서 내가, 대체 어떤 냄새냐고 궁금한 표정으로 물으면 당신은 그냥 빙그레 웃으며 나를 바라봅니다. 그리곤 윗입술을 살짝 들어올려 코끝으로 모으며 "으음, 이 냄새야."라고 말합니다.
당신에게도 냄새가 있습니다. 그런데 당신의 냄새를 가장 또렷이 느끼는 때는 당신이 없을 때입니다. 당신의 부재는 그동안 내게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머물러 있었던 냄새들을 코끝에 사무치게 합니다. 당신은, 냄새 하나로도 온전한 기억입니다.
이상국「러브레터 읽어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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