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집을 나왔다.
그 어떤 목표, 의도도 없이 그냥 나와버렸다.
따뜻한 엄마의 말들과, 엄마가 해주신 밥은 나에게 찌르는 듯한 심장의 고통으로 느껴졌다.
나라는 애가 뭔데, 난 정말로 보잘 것 없는데...
나의 감각뉴런에서는 곳곳에서 반란들이 일어난 듯 이미 대뇌에선
그들을 수용치 못하는 과부하에 걸렸다.
누군가의 위로는 받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에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름들을 살펴봤다.
102명 중 의미있는 6명...
내일 한 주가 시작되는 부담감 덕분에 다들 미안한 듯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래... 만나도 어차피 내 속의 깊숙한 골을
그들에겐 한낱 포장된 상태로 왜곡된 커뮤니케이션을 감행하겠지. 부질없는 짓 같으니라고...'
나만의 사색을 원하는 감정과 누군가에게 하루쯤은 기대고 싶은 감정의 추한 대립은
또 한번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눈이 꽤 많이 내린다. 눈을 피하고 싶다기 보다는 내 존재를 피하고 싶은 마음에 카페로 들어왔다.
이 역시도 인과관계의 성립이 보이질 않는다.
흡연실은 춥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놓고 이 추운 창가에서 Josh Groban의 You are loved를
무한반복 시켜놓은 상태에서 30분만에 담배 7까치 분량의 연기가 나폐를 침투한다.
아까 연락한 친구 중 한명에게서 연락이 온다.
불쌍한 듯한 목소리로 그에게 구원의 손짓을 하듯 포장된 코멘트를 날렸다.
"10시에 보자" "응 알았어..."
역시 아까 생각한 두 대립의 화살이 날 찔러버리고 만다. "아 희밤...주옥(×6배속)같애..."
그 뜨거운 커피가 차갑게 식어버렸다.
'녀석, 내 마음따라 행동하면 안되지. 눈치도 없니...'
음악과 펜에 집중하려는데 뒤에서 깔깔대는 소리가 대뇌를 찌른다.
게다가 웃는 도중 자지러지면서 그녀의 등이 내 등을 툭툭 쳐댄다.
'씨1발1년아 왜 치고 지1랄떠냐' 내면에서는 그녀를 씹어대는 메아리가 울려퍼진다.
종교의 믿음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나,
누군가에게 기대는 인간들의 습성을 까대었던 나,
기계적인 사고로 일관해오던 나...
조금은, 아니 많이 후회하고 있는 내 모습이 처량하게 느껴진다.
인생경험의 부족에서 도출된, 각종 포장된 사고를 해왔다는 생각이 뇌리에 박히면 박힐수록
심박이 거칠게 뛰어댄다.
25살 끝자락, 그동안 난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피그말리온 효과의 맹신에 대한 결과가 결국 나에겐 무슨 의미로 내리쳤는가?
이러한 심정들을 인터넷 다이어리에 옮겨 타이핑 하는 행위 또한 포장일 것이라는 생각에
또 한번....
실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