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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

문신애 |2008.12.09 18:12
조회 105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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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무엇을 해야할 지 몰랐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몰랐고,

   이다음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도 몰랐던

   스무살 여자애였다.

   ·

   세상은 텅 비어 있었고, 무엇을해도 심심했고

   아무것도 긍정할 수 없었다.

   ·

   다만 아주 막연히 어디론가 가고 싶었다.

   ·

   아침이면 늘 같은 자리에서 눈을 떴지만

   모든 방은 섬으로 떠나가는 뗏목 같아서

   나는 밤새 물 위에서처럼 노를 저었다.

   ·

   말하자면 나는 아직도 알 속에서 살고있는 듯

   이 세계에 대해 막연하고 어슴푸레하게

   하나의 추상으로서 둥둥 떠 있었다.

   제 속의 노른자위를 파먹으며

   한마리 새가 되어가는 흰자위처럼,

   

 

 

 

 

   전경린 - 검은 설탕이 녹는 동안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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