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가 크리스마스를 무사히 건너는 법
커플일수록 삶의 질은 떨어진다
연애가 분명히 우리 인생에 ‘목매달아도 좋을 나무’는 아니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니, 12월 31일이니, 밸런타인데이니 하는 특별한 날일수록 깨지는 커플이 수두룩하다. 이유는 뭔가 서로 기대하는 것이 많은 데 비해 실제로는 상대방이 그 기대에 못 미치거나 이런 날을 계기로 관계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보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도 겨울에 깨지는 커플이 가장 많다고 한다. 날씨가 추우면 혼자 실내에서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해가 바뀌는 변화를 겪으며 관계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탓이다. 그러니 우리 솔로들, 얼마나 축복받은 것이냐 말이다. 친구와 일찌감치 예매해둔 콘서트를 보러 가거나 맛집 순례를 하거나, 스키장에 가서 신나게 스키나 보드 탈 일만 있는 솔로들이여, 우리는 축복받은 것이다. 둘일수록 삶의 질은 떨어진다. 취향에 맞지도 않는 액션영화를 보는 것보다 관심 있는 디자인 페스티벌에 가고, 라이브 클럽에 가서 밴드와 개인적인 친분도 쌓고, 대형 서점에서 여유 있게 책을 고르는 내 모습, 한심한 취향의 남자친구 곁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광경이지 않은가? 주말마다, 데이트 때마다 극장만 가는 1년, 2년이라니, 정말이지 야만적이지 않소?
정면승부, 외로움에 직면하자
방구석에 처박혀 ‘자다 깨다 먹다’의 3단계만 반복하는 크리스마스? 더 이상은 이러지 말 것. 뚜벅뚜벅 극장으로 걸어가서 커플들을 무찌르고 혼자서 코미디 영화를 보며 깔깔깔 웃어댈 수 있는가? 두렵다고? 용감해지기는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두렵지 않다면 용감해질 수도 없다. 혹은 반대로, 혼자 영화 보는 게 뭐 어렵냐고? 한번 해봐라.
늘 둘이서만 영화 보는 습관이 들었던 사람이라면 막상 영화표를 끊는 순간부터 안절부절못하고 옆구리에 팔짱 낄 사람이 없어 허전하기 짝이 없을 것. 혼자 영화를 보면 의외로 좋은 점이 많다. 옆 사람 눈치 볼 것도 없고 영화가 재미없어 미안해할 일도 없고 누가 영화표 살지 눈치 볼 일도 없고 혼자서 영화의 여운을 오랫동안 음미할 수도 있다. 절대로 ‘이런 날 혼자 영화 보러 오는 사람도 있네’하는 듯한 사람들의 시선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 것. 언제 내가 그 사람들을 또 만나겠는가. 처음 시도하기가 어렵지 한번 해보면 다음번부터는 훨씬 수월해지리라 장담한다.
스스로를 기쁘게 해주기
솔직히 저 커플의 저 여자보다 내가 뭐가 못나서, 내가 얼굴이 빠져? 성격이 빠져? 스타일이 빠져? 도대체 불가사의다. 절대 당신의 착각이 아니다. 당신은 훌륭하고 그런 당신을 못 알아보는 남자들의 형편없이 일률적인 눈이 한심할 뿐이다. 이렇게 훌륭한 나에게 이런 날 꿀꿀한 기분을 선사하고 싶은가? NO!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꼭 함께 가야지’ 하고 비장의 카드처럼 숨겨놓은 집, 한 곳쯤 있을 터. 혼자일 때 아낌없이 가주자. 어떤 데이트에서도 쓰지 않은 거금을 하루쯤 나 자신이 즐기는 데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러 번의 아이쇼핑으로 찜해놨던 아이템을 큰맘 먹고 구입하는 것도 좋다. 절대 여자친구는 물건 고르고 남자친구는 계산하는 옆 커플의 눈꼴 신 광경에 흔들리지 말고.
가족과 함께 짜파게티를
짜파게티는 농담이고,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다.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캠페인성 구호가 고리타분하게 들리겠지만, 언젠가 당신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 뒷전일 가족, 이럴 때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솔직히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효도 한번 해보겠는가. 평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던 요리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탕수육이나 누룽지탕 같은 메뉴는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다. 손은 별로 안 가면서 다 같이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이나 파전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부모님께 점수 따고 나도 즐겁고 따뜻한 기분으로 가득 차고. 동생에겐 디카를 맡겨 가족들의 모습을 찰칵! 트리 앞에서 내복 바람으로 아빠 엄마와 함께 선물 상자를 풀어보던 어릴 적 크리스마스만큼이나 행복한 크리스마스로 기억될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절대 해선 안 될 것들...
아쉽다고 옛날 남자친구에게 전화하기 만약 그가 새로운 여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그 우울함은 더 이상 극복할 방법이 없다. 그 역시 솔로라도 다시 만나면 어쩔 건데? 별 도리 없다. 또다시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일 뿐.
혼자서라도 밤을 새워보겠다고 비디오 수십 개 빌리기 신작 비디오만 싹 쓸어오는 행운이 있을 리도 없지만 대여섯 개 빌려온다 해도 다 못 보고 잔다. 이런 날일수록 밤에 자고 낮에 노는 패턴이 기분을 덜 우울하게 만든다. 비디오 가게 아저씨의 독촉전화에 보지도 못한 채 반납하지 말고 한두 개만 빌리자.
별 사이 아닌 그냥 친구인 남자에게 거한 선물 하기 나중에 생각하면 모양만 우스워지고 주머니만 아쉽다. 이런 날 선물은 그저 써서 없어지는 소비재 아이템이 좋다. 정 기분내고 싶다면 밥 한 끼 사주고 술 한 잔 사는 정도로만. 감정도 없으면서 꼬인 관계 푸느라 수고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크리스마스 맞이 소개팅하기‘여자들끼리보단 낫잖아’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소개팅하기. 잘 되면 좋지만 폭탄이 나오면 괜히 맘에도 안 드는 상대에게 예의 갖추려다 나도, 그도 좋은 날 망치기 십상이다. 그리고 이런 날을 대비해 소개팅한다는 건 너무 촌스럽잖아.
고독에 빠져보겠다고 혼자 여행가기 고독이 불렀소? 뭐하러 빠지러 가는 것이오? 청승 떨지 마시오. 여느 때라면 카메라 하나 들고 혼자 가는 여행, 제법 분위기 있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때는 어딜 가도 연말 분위기에 들떠 있다. 그 속에서 또다시 혼자임을 절감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
정신없이 쇼핑하기 허전하다고, 울적하다고, 무조건 백화점으로 달려가는 당신, 지갑 속에 가득한 영수증을 보고 허탈해진 적 없었는지. 그나마 교환이라도 되는 백화점은 낫지, 이도 저도 못하는 일반 가게에서 샀다가는 파산이라는 냉엄한 현실만이 남을 것.
여자친구들과 술 마시고 사람 많은 곳에 가기 이런 날은 꼭 명동에 가야 한다고,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이가 친구 중에 한 명쯤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가봤자 별거 있나. 염장 지르는 커플들의 행각에 마음만 상하고 밀치는 사람들에 몸만 상할 뿐.
친구 집에서 자고 다음날까지 퍼질러 있기 아무리 친구라도 다음날까지 ‘남는 칫솔 있냐, 밥 시켜줘라, 이 옷 나 하루만 빌려줄래’ 하는 것은 실례. 친구도 쉬어야지. 노는 건 이브날과 12월 31일만.
파티에서 만난 초면남에게 키스하기 클럽에 가는 것까지는 좋다. 그렇다고 기분에 휩쓸려 어설픈 작업남에게 입술을 허하는 식의 어이없는 행동은 하지 말 것. 솔직히 그렇다고 그도, 나도 사귈 생각은 없는 것 아닌가. ‘작업을 걸어오는구나’ 하고 느꼈다면 쿨한 척 맞상대하기보다는 차라리 조신녀인 양 구는 게 낫다. 이미지상 아니라고 생각해도 거리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
12시 땡 하자마자 짝사랑하는 남자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 문자 보내기 이런 건 어디까지나 여자친구의 몫이다. 남자도 오버, 非오버는 구분한다. 다음날부터 당신을 피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면 꾹 참아라. 문자든 전화든 무조건 이 시간엔 금물. 같이 있는 여자친구가 알면 더 웃기는 상황만 초래할 뿐이다.
솔로가 크리스마스를 무사히 건너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