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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④⑧

이은정 |2008.12.16 07:57
조회 113 |추천 0

야 여자들은 그런 거 신고 막 뛰어다니더라 진짜 신기하다니까

그녀가 신고 나온 하이힐을 보며 남자는 아주 경탄해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좀 이상해하는 중이기도 하죠.

 

근데 말이지. 너 원래 그런 구두 신고 다녔어?

아니 계속 운동화 그런 거 신고 다니지 않았나?

아니 그러고 보니까 너 왜 갑자기 치마에 뾰족구두야?

너 혹시 나한테 잘 보이려고 이러는 거야?

 

여자는 속으로 중얼거리겠죠

알면 좀 모른 척 해주면 안되냐 이 화상아

하지만 밖으로는 말하겠죠 태연하게.

아니야 엄마가 바지를 다 빨아가지구 입을 게 없어서

그리고 이 구두 생각보다 되게 편해 진짜야

 

우리 모두 알다시피 말 끝에

 진짜야 를 붙인다는 건 왠만하면 거짓말이라는 뜻이죠

짧은 치마가 오히려 편해

스타킹이 얼마나 따뜻한데

이 하이힐은 운동화보다 훨씬 더 편해

바지가 없어서 치마 입었어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는 거죠

 

쪼끄만 주먹을 막 흔들어보이며 진짜야 진짜라니까

하지만 진짜야를 외치는 건 그녀 뿐은 아닙니다

춥긴 뭐가 춥냐 야 내가 군대 있을때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갔었어

야 내가 향수를 왜 뿌려 이거 비누 냄새야

우리집 비누가 원래 좀 독해

뭐 이 티? 아 산 거 아니야 원래 있었던 거야.

그리고는 어버버하며 이렇게 덧붙이는 거죠.

아 진짜 진짜 진짜야

 

뻔하지만 뻔해서 좋은 것들을 우린 많이 알고 있습니다.

난생 처음 신어보는 하이힐에 발이 아파 절뚝거리는 여자와,

어제 새로 산 티셔츠를 입고 덜덜 떨고 있는 남자

 

뻔하지만 귀여운 거짓말

뻔하지만 저렇게 투닥거리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그리고 사랑합니다

세상 제일 뻔한 말로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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