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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리다

조정은 |2008.12.31 16:36
조회 188 |추천 0


나는 무시받는게 싫었다.

 

물론 지금도 싫다.

 

나는 그래서 ,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같아 보이고 싶었다.

 

나름 생각이 많고 진지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내가 하는 생각이

어린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어른인 척 하면서 살아왔다.

 

모든걸 다 아는것마냥

모든걸 다 이해하는것마냥

모든걸 다 느낄수 있는것마냥

듣기도 전에 안다고 말해버리기도 하고

무조건 충고만 하려고 했고

모든걸 내 경험과 같다고 치부해버렸다.

 

20년을 살아왔다.

그 시간동안 나에게도 사실 많은 일이 있었다.

곱씹어 보면 나에게 일어난 일들이

즐거운 기억보단 힘들었던 기억이

좋았던 기억보다 아팠던 기억이 더 많이난다.

 

당연하겠지 ,

더 힘들고 아픈 기억이 더 많이 기억이 되겠지.

 

생각해보면

원인은 언제나 나였다.

하지만 나는 내가 '어른'이기 때문에

모든걸 철없는 아이들의 오해라고 생각했다.

 

나는 단 한번도 마음 놓고 망가지며 장난을 쳐본적이 없다.

남들 다 하는 즐거운 놀이도 제대로 즐기면서 해본적이 없다.

살아오면서 하지 말아야 하지만

그래도 살면서 한번쯤은 해볼법한 못된 장난도 쳐본 적이 없다.

 

나는 언제나 올바라야 하고

어른들이 말하는 '정석'같은 아이가 되어야 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그게 맞는줄 알았다.

 

나는 참 어리다.

내 생각들은 아직 어리다.

 

내가 생각하는것, 말하는것, 글쓰는 것

모두 다 어리다.

 

욕심은 많아서 사람을 잃기도 싫어하는데

자존심 때문인지 나 싫다 하는 사람 잡아본 적도 없다.

 

나는 쓸데없는 자존심과

편견과 되지도 않는 어른의 모방심리만 가득하다.

 

티비를 보면

그 나이에 걸맞지 않는 아이들이 참 많이 나온다.

쪼끄마한 아이들이 멋드러지게 트로트를 부르기도 하고

어른도 잘 모르는 어른의 심리를 모두 알고 있기도 하고

조그마한 아이들이 어른을 토닥여 주기도 하고

충고를 하기도 하고 그런다.

그런걸 볼 때마다 나는 항상 말한다.

나는 그 나이에 걸맞는 아이가 좋아.

어린 아이라면 눈치보고 차분하기 보단

발랄하고 장난꾸러기가 맞을 것이고

어른들을 토닥이기 보단 장난치고 사고치는 아이가 맞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 것 같다.

 

다른 아이들보단 더 어른스러우려고

그런 모습에 칭찬을 받으면 더 좋아서 그렇게 하려고

그렇게 살아온 거 같다.

 

모르는데도 아는척 한 적도 많았고

내가 잘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고 생각한적도 많았다.

 

가끔씩 언뜻 들리는 칼날같은 소리는

나를 변화시켜야 하는데

마음은 약한 주제에 자존심만 쎈 나는

못들은 척 하고 또 한없이 무너지기만 했다.

 

나는 어리고 약하다.

 

어른이 되고 싶었고

강해보이고 싶었다.

 

아무도 나를 무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무시당하기 싫었고, 싫다.

 

요즘따라 이런 생각이 자꾸 드는데

벌써 20년이나 이렇게 살아온 나로써는

어떻게 해야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매일 같이 자기 타협에 지고 변명만 늘어놓고

싫증도 잘 내고 의지도 약하고 .......

 

초, 중, 고 다니는 내내 거의 모든 칭찬을 다 받아오면서 살았는데

사회에 덩그러니 내놓아진 나는

도데체 뭘 잘하면서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칭찬에 익숙한 나는

칭찬이 없으니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된 것 같다.

 

나는 역시

아직 너무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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