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는 팬덤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십시오.
오늘 2008년 12월 29일 SBS 가요대전의 뒷무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SBS 가요대전' 총책임자는 알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가요대전의 뒷무대에서는 2천명이 넘는 팬들이 앞다투어 서로 공연장에 들어가겠다고 밀치고 밀치며 서로를 압박하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 상황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가끔가다 콘서트장에서 압사당해, 사람들에게 깔려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하는 사건이 일어나죠.
그런 사건이 오늘 일어나는 줄만 알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망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전 제 발밑에서 넘어져서 허우적거리면서 제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며 경찰에게 매달리는 여학생들을 적어도 열명은 보았습니다.
앞에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도미노처럼 그 다음 사람들도 차례로 무너지고.. 그리고 그 다음에는 뒤에오는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으려고 넘어진 분들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일어나려고 애쓰더군요. 그러나 뒤에서는 앞으로 가겠다고 압박만이 가해지죠.
저는 지금 열손가락의 손톱이 모두 부러진 상태입니다.
이런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2천명이 넘는 팬들에게 있지 않습니다.
SBS측은 전혀 이런 사태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도대체가 2천명이 넘는 팬들을 데리고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를 전혀 모르더군요.
SBS 가요대전의 문제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꼬집어 보죠.
1. 선착순 1천명 방청권 배부 (1인 2매)
가요대전의 방청권 배부 문제가 제일 근본적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SBS는 가요대전 방청권 배부를 12월 25일 오후 1시에 선착순으로 나누어주겠다고 공지를 했습니다.
덕분에 목동 SBS 신사옥 앞에서 12월 24일 저녁부터 팬들이 밤을 새는 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저도 24일 저녁부터 밤을 지샌 1人입니다. 영하 10도 가까이 되는 강추위에서, 끊임 없이 몰아치는 겨울바람 속에서 밤을 새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고통이 얼마나 큰지 모를겁니다. 발은 꽁꽁 얼어서 감각이 없어지고 온몸에 근육이 경직되죠.)
이렇게 밤을 새서 다음 날 오후 12시에 1천명의 팬들은 방청권을 배부 받습니다. (1인 2매를 1천명이 받았으므로 방청권은 총 2천장이죠.)
그런데 애초에 이렇게 밤을 새서 방청권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KBS의 경우 ARS로 선착순 방청을 신청하고, MBC의 경우 인터넷에서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배부하죠.
그런데 SBS의 경우 현장에서 방청권을 배부하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을 사용했으므로 팬들은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방청권은 그냥 방청권일 뿐 번호가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밤을 새서 방청권을 얻었는데도 불구하고 행사 당일인 29일 월요일에 또 밤을 새야 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실제로 많은 팬분들이 28일 일요일 저녁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밤샘을 시작했습니다.
2. 방청권석과 팬석의 차이
일반적으로 팬석보다 방청권으로 가는 것이 더 대우를 받죠. 여기서 대우란 앞자리에 앉는 것을 말합니다.
인기가요, 뮤직뱅크, 음악중심 모두 방청권 소지자를 먼저 입장시키고 그 다음 남는 자리에 순서대로 팬클럽 팬들을 들여보내죠.
그런데 오늘 어이 없게도 SBS 가요 대전은 팬클럽으로 가는 팬석을 먼저 입장시키더군요.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어떻게 방청권보다 팬석이 먼저 들어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틀 밤낮을(24-25일, 28-29일) 꼬박 새서 기다린 방청권 소지자들을 먼저 들여보내 주지 않고 어떻게 29일 아침부터 와서 대기한 팬클럽이 먼저 들어갈 수 있는지 말입니다.
이 것은 사전에 SBS측이 공지를 했던, 하지 않았던 간에 상관 없이 방청권이 먼저 좋은 자리에 않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팬클럽인데도 방청권 대기줄에서 대기타고 있다가 뒷자리에 앉는 사람들은 바보입니까?
실제로 현장에서 그런 사실은 전혀 알 수 없었고, 입장 시간 7시가 다 되어서야 그런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방청권 대기자에서 대기하고 있던 팬들은 손한번 쓸 시간 조차 없었습니다.
스태프들에게 항의해봤지만 그들은 묵묵 부답이었고,
먼저 입장하는 팬클럽 팬분들을 보면서 방청권 팬들은 마음속으로 한가닥 희망만 잡을 뿐이었습니다.
'팬클럽을 뒤에 앉혀놓고 우리가 들어갈 땐 앞에 앉혀주겠지.'
그런데 이런 희망은 곧 처참히 무너집니다.
3. 줄 하나 세울 줄 모르는 SBS
저는 행사 장소인 일산 킨텍스에 오후 12시 반쯤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엔 이미 700명 가량의 팬들이 땅바닥에 앉아 시간이 가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줄이 참 엉망이더군요.
처음에 들어가서 어디로 가서 줄을 서야하는지 조차 몰라서 한참을 헤매야만 했습니다.
방청권 대기자들은 한 줄에 12명도 넘게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있었으며, 그건 그냥 무데기 라고 불러야 하지 줄을 섰다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SBS 측은 방청권 대기자들을 줄 한번 세우지 않더군요.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오른쪽 끝에서 두줄씩 잘 정렬해서 기다리고 있는 팬클럽과는 확연하게 차이가 났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가고 입장을 할 시간이 다 되도록 줄 정렬은 단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런 행사에서 <선착순 입장>이라고 명시를 했으면
사람들이 오는 대로 번호표를 주고 그 번호표대로 '두줄'씩 정렬을 시켜서 차례대로 잘 정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한두시간에 한번씩 제대로 잘 앉아있나 확인해줘야 하구요.
그래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데 번호표 한장 주지 않고 뭘 어떻게 하라는 한마디 말 조차 없었습니다.
그리고 입장시간이 다 되니 사건이 터진거죠.
4. 늦게 온 팬들과 암표를 산 팬들
뒤 늦게 온 팬들은 앞에 있는 2천명이 넘는 수 많은 팬들을 보고 절망을 했겠죠.
'우리 들어갈 수 있을까? 우리 오빠들 볼 수 있을까?' (그 중에는 방청권 한 장 없는 팬들도 많을 겁니다.)
입장시간인 7시가 다되어 오자 줄 끝에서 괴성이 들려오더군요. 처음에는 연예인이 도착해서 함성을 지르는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왜 안들여보내주냐고 자기들 꼭 들어가야겠다고 생떼를 부리는 소리였습니다.
그렇게 몇 번 고함이 오가더니 뒤에서부터 팬들의 압박이 시작됬습니다.
그리고 귀한 방청권이니 만큼 암표거래도 이루어졌는데요.
크리스마스 밤을 꼬박 지새서 힘들게 얻은 방청권이니 돈으로 보상받아서 팔고 싶은 팬분들 많았죠.
그래서 방청권은 실제로 팬들 사이에서 5만원 정도에 거래가 되었습니다.
방청권은 5만원에 팔고 본인들은 팬클럽 석으로 들어가서 이득을 본 사람들 꾀 될겁니다.
그런데 이 암표 떄문에 압박은 더 심해진거죠.
'5만원이나 주고 표 사서 들어왔는데 맨 뒤에서 볼 수는 없어.' 이 심보가 작동했겠죠.
그래서 2천명이 훨씬 넘는 팬들은 압박 속에서 울부짖어야 했습니다.
5. 수수방관 비웃던 스태프들
사람들이 깔려 죽고 숨막혀 죽으려고 하고 서로 발을 밟히고 밟히며 그렇게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데
스태프들은 멀찌감치 서서 그런 팬들을 보며 비웃더군요. 정말 한쪽 입고리만 말아올리고 피식하고 웃으면서.
"쟤네들 왜저래, 어휴-"
하셨죠.
정말 갖은 상욕이 다 나오더군요.
저 사람들이 어떻게 우리한테 저럴 수 있나.
스태프면 그렇게 수수방관 지켜볼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팬들을 진정시키고 줄을 세우려고 노력해야 하는게 정상 아닙니까.
그렇게 죽어가는 팬들을 보면서 그렇게 비웃음이나 치다니요.
6. 무조건 모른다고 하는 스태프들
겨우겨우 조금 진정이 되어 무대로 가는 입구 앞에서 있는 팬들은 이성을 찾기 시작했고 스태프들한테 제작진 뭐하냐고
총책임자좀 나오라고 이 사태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 때도 줄은 하나도 정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태프들은 무작정 모른다고 하고 자기들한테 화내지 말라고 하면서 되려 자기들이 우리한테 화를 내더군요.
"초면에 이렇게 욕하시면 안되죠." 하시면서.
그 상황이 초면인지 아닌지를 따질 상황이었는지 전 참 허탈한 웃음만이 나오더군요.
이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그들은 모르겠죠. 팬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나중에 줄을 정렬하려고 하던 사람은 팬들 측에서 계속 아우성이 터져나오자
"C발 C발 욕하지 말라고!!!" 하면서 버럭 하시더라구요?
팬들의 인권은 어디로 간겁니까?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팬들이 이런 대우를 받아야합니까?
방송국 피디님들 작가님들 책임자님들
팬덤이 있기에 그대들이 밥벌어 먹고 살 수 있고 명성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가요대전 무대야 가수들이 꾸미고 가수들이 빛내주는 거지만
그 가수와 무대를 빛내주는 건 팬덤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대들이 생각하기에 팬들은 연예인이나 쫓아다니는 머리빈 꼴통, 한심한 인간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팬덤,
맹목적으로 단순히 연예인이 좋아서 쫓아다니는 거 아닙니다.
그냥 연예인이니까 환상에 사로잡혀서 맹목적으로 내 목숨 바쳐가며 사랑에 빠져버린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 아닙니다.
물론 그런 팬이 있을 수야 있겠죠.
하지만 대다수의 팬덤은 연예인이 단순히 좋아서가 아니라 연예인을 지켜주기 위해서 서포터즈로 남고 싶어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내가 응원해 줘서 조금 더 힘내서 앞으로 더 열심히하라고, 격려해주고 싶어서 이렇게 공개방송 뛰어다니는 겁니다.
우리 팬들이 이렇게 있으니까 힘들어도 팬들 보면서 기운내라고 그런 메세지 전하고 싶어서 공개방송 뛰는 겁니다.
오늘 가요대전에서
동방신기는 마지막 방송이였고 (구체적인 계획은 모르겠으나 거의 그렇죠.)
빅뱅은 멤버 승리가 첫 솔로무대를 가지게 되었죠.
다른 무대도 많지만 대부분의 많은 팬들은 이것 때문에 기대를 하고 부푼마음으로
"아, 우리 동방신기 마지막인데 많이 응원해줘야지."
"아, 우리 승리 첫 솔로무대인데 응원 진짜 크게 해줘야지."
정말 이런 마음으로 가요대전에 갔을 겁니다.
SBS, 대단히 실망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들게 진행한 구석은 한 구석도 없군요.
팬덤을 이런식으로 대우했다는 것에도 굉장히 화가나구요.
어떠한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다는 것에 더더욱 화가 날 뿐입니다.
정신적으로 입은 피해, 육체적으로 입은 피해, 그대들이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이건 치유가 되지 않을 겁니다.
삶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저는 크리스마스에 밤을 지새고 행사 당일에도 아침부터 가서 굉장히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입니다. (게다가 저는 지방인이죠.)
갖은 수고는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팬석보다 뒤에 들어가서 (전 팬클럽이기도 했죠) 아무것도 안보이는...
연예인이 면봉 사이즈로 보이는 그런 상태에서
가요대전을 감상할 맛이 전혀 안났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수한테 응원해줄 목소리 하나 나오지 않았구요.
너무 힘이 들어서 너무 화가나서 도저히 응원을 해줄 수가 없어서 행사장에서 나와버렸습니다.
정말 제작진에게 싸움이라도 걸고 싶었고 돈이라도 보상받고 싶었습니다.
저와 같은 심정인 팬들, 한 두 명이 아닐 겁니다. 2천명이 압사할 뻔했으니까요.
SBS는 팬덤 앞에 무릎 꿇고 사죄 하십시오.
그대들이 우리 팬덤에게
사죄방송 한 번 내보내지 않는다면
그때는 정말 제 이성을 찾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고개숙여 사죄 하십시오.
제대로 된 진행 계획도 세우지 않고, 진행 요원 하나 두지 않았던 것에 머리 조아려 사죄 하십시오.
덧)) 나중에 기자분께 들은 이야기로는 2천명이 아니라 만명이 넘는 인원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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