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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의 지구인보고서.

박진명 |2009.01.11 22:16
조회 265 |추천 0

"오..더스피트,돌아왔구만."

 

 방금 들어온, 한 중년의, 누더기가된 파란양복을 입은 대머리남자가 힘없이 소파에 주저 앉는다.

 

"뭐,지구에선 생각처럼 되는 일이 없더구만요.우리 고향별에선 모든일이 착착 풀렸는데 말예요......"

 

"오오,그럴수도 있겟구만, 하긴. 우리별에선 왕자님이잖나? 그런데 여기선 이주 후보지 견습조사원이니 말야."

 

그 축늘어진, 공손한 중년의 사내에게 하게체로 말을 건네던 여자는, 지구인에겐, 이십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흰색의 단발머리에, 자신감이 깃들어있는 듯한 표정과 말투는 왜인지 중후한 분위기가 나지만 말이다.

 

"꼭 그것 뿐만이 아니에요. 티스베라(Tisvera),

 티스베라같은 천재들은 어디서나 똑 같겟지요.

나 같은건 이해를 할 수 없을꺼네요."

 

"그렇지 않네,자네도 충분히 천재네.기운내보도록 하게."

 

"고,고맙네요, 물론 빈말이겟지만."

 

 "후훗,그 예긴 나중에 다시하기로하고,일단 우리 일부터하지?"

 

"예,  뭐, 그러기로 하죠. 지구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다룬,

지구와 지구인과 지구전체 문화,그리고 지구로의 이주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보고서의 발표를 위한 브리핑의 준비가, 사실 어제 끝났습니다."

 

"잠깐, 그렇다면, 거긴 왜 가서 그 고생을 하고왔나?"

 

"그냥 뭐, 니크사르 그친구가 잘있나 보고싶어서..요......"

 

"이봐, 이제 그만 그자를 놓아 주게.아무리 우리행성에서 유학을 했다지만, 그자도 결국 지구인이라네.그래서 그자의 성격이 오만하고 이기적인건, 자네나 나나 잘 알지 않았던가?"

 

"그래도 니크사르는 오만하기는 해도,우리가 가지지 못했던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제가 어제본 그자는 오만하지도 않고 따뜻한 마음씨도 가지지 않았더군요.이기적이긴 했는데 말이에요.참 이상해요."

 

"DNA는 니크사르가 맞고?"

 

"DNA체크는 못했지만, 키,몸무게,얼굴 생김새,머리카락의 개수,

눈썹의 개수,얼굴에 난 잔털의 개수,양쪽 안구 홍채혈관분포,

치아배열,손가락 10개의 모든 지문선...등등은 정확히 니크사르와 일치합니다."

 

"뭐, 자네가 그렇게 까지 예기한다면야...

아무튼, 그자에 대해서도 나중에 따로 보고하게.

지금은 우리 일을 해야될 시간이야.보고서 브리핑의 최종 리허설을 시작하게.우리들 뿐만이 아니고,지구의 지도자들도 들어야하네,그들 지적수준에 맞게 해야 하네.저번에 지구-곤충들에게 브리핑했던건 만큼만 잘 해내면 되네."

 

"네!, 지금 바로 시작하겟습니다."

 

 그 중년의 사내가 소파에 앉은 채로,소파를 훽하니 돌렸다.

꼭 화장실 타일같은 타일로 이루어진 벽쪽으로 향하게 돌리고는 벽을 몆번 이상한 몸짓으로 툭툭 아무데나 쳤다.그러자 벽의 타일이 불규칙적으로 제 각각 뒤집혀 하나의 스크린처럼 생긴 크고 하얀벽이 생겻다.

 그후, 그는 스크린의 오른쪽 아래에, 그 방안 어디서나 자신이 잘 보이도록 바로섰다. 그리고는 그 중년의 사내는 자신의 오른쪽 새끼 손가락의 한 마디를 물어뜯었다. 신기하게도 피가 전혀 나지 않는다.대신 물어뜯고 남은 그안에서 형광색의 레이저 포인터가 일직선으로 곧게 나오고 있었다.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으로 방금물어뜯은 새끼 손가락을 질겅질겅 씹는다.그리고는 꾸울꺽 소리가 잘 나도록,  목을 과장되게  움직이며 그것을 삼켰다.

 

"참 재미있는 걸 준비했구만,지구인들이 좀 놀라지 않겟나?"

 

 "그들은 항상 신선한 충격을 좋아합니다.게다가 우리가 알아듣게 말을해도,틈만나면, 호전적인 그들은 우리의 약점을 찾으려고 할겁니다.이런 지구인 모양의 옷따위야 우리가 얼마든지 다시 만들 수있다는 작은 암시라도 주어야함니다."

 

"좋은 의도로군.계속하게."

 

"네, 첫번째 보실 화면은 이겁니다."

 

 자동차들의 영상이다.곧 동영상이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온다.

곧 방안은 도심의 한 도로에서 빡빡히 들어선 풍경이 되어버렷다.

여기저기서 빵빵거리는 소리,싸우는 소리,

영락없는 뉴욕 도심의 출근길이다.

거의 주차장이다.

 

사내는 새끼 손가락 레이저 포인터를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며 설명을 시작한다..

 

"처음에 우리가 이 지구에 왔을때는, 지구는 요 금속성생명체에 주도적으로 지배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석유를 먹고 사는 이들은 아침이면 굴에서 나와서, 이런 곳에 모여서 햇빛을 쪼이다가 밤이면 다시 굴로 기어들어가는 그냥 파충류같은 삶을 산다고 생각했습니다.단지 피부와 내장기관이 금속성이고, 항상 기생충들이 안에 최소한 한마리 이상이 득실거리지만 말입니다.낮에는 이 기생충을 쫓기 위해 일광욕을 하는 거구요.그들의 움직임엔 일관성이 어느정도있고, 구간마다 먹이 배급소가 있습니다. "

 

 그는 잠시 자신의 상사의 눈치를 살핀다.

상사인듯 한, 그녀는 무표정하게,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고,

반대쪽 소파에 앉아있을 뿐, 다른 움직임은 없다.

 

"뭐하나? 계속하게."

 

 "네, 그럼,"

 

갑자기 중년의 남자는 호탕하게 웃는다.

 

"하하하, 이건 잠시 유머 였습니다. 어려분 즐거우셨는지요?

브리핑의 긴장을 풀기 위해 잠시 농담을 해보았습니다."

 

"농담치곤 썰렁하군."

 

방안의 풍경이 또다시 확 바뀐다.

이 방안의 풍경은 사내의 말에 따라서,아마 확확 바뀌는 듯하다.

 

설명이 계속된다.

 

"그럼이제 본격적으로 설명하겟습니다.기본정보 등 세부사항들은 미리 나누어 드린 3000페이지의 간단한 보고서에 간략하게 다 설명 되어있습니다."

 

 3000페이지라는 이 보고서는 겉보기엔 깔끔한 A4용지 2장짜리 같이 얇아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넘겨도 넘겨도 끝이없다.

 

그 브리핑을 듣고있는, 여자는 설명에 따라 이것을 계속 넘긴다.

역시나 무표정으로.

 

 "네,

저희는 많은 조사와 수많은 회의끝에 이곳으로 이주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지구는 처음부터 우리가 이주후보 1순위로 꼽은 행성입니다.

푸른별 지구는 행성자체가 기체의 보호막으로 감싸였습니다.

행성내 생명체를 보호해주는, 호흡하게 해주는, 살수있게해주는 그런 보호막이 있는 행성은 정말 드뭅니다.각 은하당 평균 0.00..07ⁿ개의 그런행성이 가끔 보입니다. 게다가 지구에는 생명체가 번성하기 좋은  '물'이라는 물질이 아주 많습니다.녹색의 독립영양생물(식물)들도 꽤 많아서 육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그런데 이런 지구에 문제점이 약간 있습니다."

 

스크린에서 그가 설명하는 것들이 자꾸 튀어나오고,방안의 풍경도 그에 알맞게 확확 바뀐다.마치 이상한 안경을 쓰고 봐야하는 홀로그램 영화같다,아니, 그것보단 훨씬 더 현실적이다.

이건 그냥 보이기엔 현실로 보인다.

 

"먼저 지구상에는 지적생명체가 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고등한 지구-인간이 바로 그 문제점입니다.지구-인간은.."

 

"그냥 지구인이라고 하게."

 

"네,지구-인간, 아니 지구인은, 

광자물리학을 기반으로 하고, 생물학을 과학기술의 토대로한 우리와는 달리,전기.화학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기술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아직은 원시적이며 파괴적인 감이 없진 않지만,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런데,문제는 거기에서 발생되었습니다. 원시적이며 파괴적인 발전성향말입니다.이 때문에 멸망하게된 종족이 한 둘이 아닙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예전에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말입니다.도스티어(Dostyer)라는 종족이 있었습니다. 네, 바로 주위에 보이시는 흉측한 것들이 바로 도스티어들입니다.

 보시다 시피 그들은 여기 지구인들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었지요, 그들은 육식만 했고, 항상 모든 개체가 화기를 들고다녔죠. 결국 그들의 행성은 멸망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은 우주를 떠돌아 다니며 생명체가 살고있던 무려 5개의 행성이나 파괴 했습니다.아, 여기 지구도 그들중 무리에서 뒤쳐져 표류하던, 그들의 우주선 1기에 의해 잠깐 공격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이것이 공룡이라고 불리던 생명체들이 갑자기 빙하기도 없이 멸종하게된 원인중 하나죠...그 우주선 1기에 탔던 도스티어 선원들은, 지구를 공격했지만 결국 굶어 죽었습니다. 공룡은 먹이감으론, 그들에게 적절치 못했거든요... 

 결국 그들은 안드로메다 평화 연합에 의해 잠깐, 공간을 접었다 폄으로서 우주상에서 지워지긴 했습니다만......"

 

"그래서?"

 

"네, 그런데 아직 지구인들은 이 단계는 아닙니다.

도스티어들은 우주로 나갈 수 있는 기술력이 있었지만, 지구인들은 아직 부족합니다.이런식의 파괴적인 문명을 이룬 행성은 파괴의 강도가 가장 심했던 도스티어이외에는 모두 그 행성과 함께 자멸했습니다.지구도 계속 이런식이면 그럴게 뻔 합니다.

 도스티어들은 자신들이 무얼 어떻게 파괴하는지 정확히 알고 파괴를 자행했습니다,그래서 제거당했습니다. 그런데 지구인들은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지구인들은 약간 호전적인 면이 있지만, 착한  심성을 각각의

민족적 사회철학의 발달을 통해 얻었습니다.

 

우리는 착해야한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알지만,

지구인들은 마음으로 느낍니다.

 

 그래서 지구인들은 자신들과 이웃의 집을 마구 부수는 행동을, 일부러는 하지 않을겁니다.아직 환경파괴의 정도는 미미한 정도입니다.그러나 우리가 바로 여기에 살수 있을 만하지는 않습니다.우리에겐 치명적이라 할 수있는 이산화탄소농도가 인간에 의해 점점 빠른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지구인들이 언젠가는 개선할지도 모르겟습니다만.......(-중략-).

  우리가 지구를 도와드리면 환경문제가 해결되지 않느냐 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겟군요.  가끔 도움을 준답시고, 남의 문명을 식민지배하려는 종족들이 있습니다.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항이 생겼습니다. '우주협정 1488조 5893항 .문명의 단위는 5개 이내의 살아있는 행성(생명체가있는 행성)으로 제한하며, 각 문명은 서로 교류하나, 서로에게 관여할수 없다.' 에 의해 우리가 이 지구환경의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곳으로 이주할 수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공간의 겹침과 시간의 역행입니다.우리가 여기에 온후 시간의 흐름을 역행하여 과거의 지구, 살기 좋았던 그때에 우리의 생활공간을 짓고  나머지 우리종족을 이곳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입니다.

그 시대에는 우리에게 치명적인 이산화탄소농도가 지금보다 약간 낮은 수준밖에 안되겟지만,그것이 더이상 증가할 일은 없을겁니다.

인간이 없을테니까 말이죠.배리어로 이산화탄소를 잘막고,독립영양생물들(식물들)을 잘기른 다면 전혀 문제 없을 겁니다......"

 

그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고는,

호방하게 스타카토로 딱,딱 끊어 웃으며, 

허공에다 대고 말을 이었다.

 

 "하!,하,!하!, 우리에게 이산화탄소가 치명적이라고해서

그렇게 뻔히 보이게 날숨을 내쉬셔도 소용없습니다,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님.와하하! !하 !하! 하!

 저는 지금 지구인의 외.내골격과 피부조직을 응용한 지구용 옷을 입어서 이산화탄소에대하여 완벽하게 보호받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근데 이거 약간 좀 많이 불편하고 답답하기 합니다만!

 아하하! 하! 하! 하! 하!!"

 

리허설브리핑이지만, 이자는 세심하게도

이런 식의 예측유머까지 준비했다.

이번엔 무표정했던 상사도, 약간의 아름다운 미소를 살짝 보였다.

 

"훗, 실제 브리핑때,그가 그렇게 할것이란걸 어떻게 예측하지?"

 

"뭐, 단순한 이자의 행동패턴이 항상 그랬으니까요.

 

 아무튼, 다시 결론을 내도록 하죠, 어쨌든, 지구는 지구인에 의해 지금 약간씩 조금씩 오염되고있습니다. 우리의 맨몸에는 치명적일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점점 늘어 나고 있습니다.그래서 우리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이곳의 옛날환경으로 가서 그곳에 우리 겨례의 생활공간을 지을 껍니다....

  우리의 지구에 대한 조사와 이주에 대한, 지구인 지도자분들의 허락과 협조에, 하늘에 뜬 별의 개수만큼이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초록별 지구를 열심히 가꾸시길 바라면서 ,저는 이만 여기서 브리핑을 마치도록 하겟습니다.기립 박수는 안치셔도 됩니다."

 

실망스러운 눈초리의 '티스베라'라는 젊은 여자가,

다시금 무표정이 되어 그를 째려본다.

 

"자네, 브리핑 실력이 형편없구만,더스피트, 다시 준비하게.

아니, 이번엔 내가 직접 완벽히 준비해야겟군...자넨 정말 바보가 맞았구만."

 

"죄,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했는데 말입니다......

저의 역량은 여기까지입니다......"

 

 

스크린이 꺼지고 다시 칙칙한 방안의 풍경으로 돌아왔다.

 

.

.

.

 

송구스러운지 이 '더스피트'라는 남자는 연신 고개를 꾸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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