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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휴먼프로서 MB 미화…제작진 "뭐가 문제냐"

윤호민 |2009.01.12 01:38
조회 225 |추천 3
KBS 휴먼프로서 MB 미화…제작진 "뭐가 문제냐" 이 대통령 오찬초청·편지·후원 소개…시청자 "5공 전두환 장군 보는 줄 알아" 2009년 01월 09일 (금) 20:08:44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가 어려운 이웃의 삶을 전하는 프로그램에서조차 이명박 대통령을 홍보하는 듯한 내용으로 꾸며 "MB 홍보방송이 되기로 작정한 것이냐"는 누리꾼과 시청자들의 냉소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8일 밤 방송된 KBS 은 1년 간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사람들의 다시 만나본다는 취지에서 ' 동행 1년, 희망을 만난 사람들' 편을 내보냈다. 모두 5명의 대상자를 선정해 방송됐는데 이 중 40대에 얻은 딸을 업고 노점 일을 하던 최승매씨를 다시 만나는 코너에서 돌연 이명박 대통령이 여기 저기서 등장했다.

KBS 뉴스 이어 미담 프로그램 마저 이명박 대통령 선행 미화

      ▲ 지난 8일 밤 방영된 KBS .    이 코너에선 지난해 12월23일 청와대가 어려운 이웃 초청 오찬 간담회를 주최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전한 축사부터 시작했다. 이 자리엔 지난해 7월 에 출연한 최승매씨도 참석했다.

"다 힘들고 고되시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마시고 잘 하시게 되면은 아마 제 생각에는 내년 일년이 지나면 그래도 좀 웃을 일도 생기지 않겠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 몇 분 텔레비전에서 얼굴을 본 사람이 있습니다. 옆에 있는 최승매씨도 지난 번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그때는 매우 거칠게 보이더만 오늘은 매우 싹싹하게 보이네요."(이명박 대통령)

KBS는 이 자리에 대해 "장사 실패로 진 빚을 갚기 위해 두 살박이 수민(둘째 딸)이를 데리고 노점하던 승매씨를  비롯해 200여 명의 어려운 이웃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최씨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애들을 위해서 열심히 산 것 밖에 없는데 이렇게 청와대에까지 초청을 받고 이러니까 정말 영광스럽고요 앞으로 이제 애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용기를 얻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연자 중 최승매씨 사연 재조명…이 대통령 편지·부인 김윤옥씨 후원 소개

      ▲ 지난 8일 밤 방영된 KBS . 이날 방영분 출연자 최승매씨 딸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편지.    KBS는 장사 실패로 2년 전부터 애를 업고 노점 일을 하며 고된 나날을 보냈던 최씨의 사연을 소개한 이후 시청자들의 사랑이 이어졌다며 "그 중 수진(첫째 딸)이에게 특별한 의미가 든 편지 한 통이 왔다"면서 발신자를 소개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인이 담긴 편지였다는 것이다.

"수진이를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는데 이렇게 편지로 먼저 마음을 전합니다. 저도 어린 시절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 자랐고 그래서인지 수진이와 같은 학생들을 보면 늘 마음 한켠이 저려옵니다. 수진이가 공부하며 꿈을 키우는 데 힘이 되고 싶습니다."(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편지 중에서)

      ▲ 지난 8일 밤 방영된 KBS .    KBS는 "방송 후 지금까지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매월 일정액을 후원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큰 딸 이수진 양은 "편지에 적힌 대로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시니까 공부 열심히 해서 저도 대통령 할아버지처럼 존경받는 사람 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누리꾼 "대다수 국민 정권에 당하는데 PD는 뭘 미화하려는가…전두환 장군 보는듯"

이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시청자게시판에 찾아가 '5공시절 전두환을 보는 줄 알았다'며 냉소와 비난을 퍼부었다. 30여 의 비난 댓글을 달았다.

"대다수 국민들이 이명박(대통령)한테 열나게 당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 담당 PD는 뭘 그렇게 미화하려고 하시나? 정말 5공시대 전두환 장군을 보는듯…실망이 넘 크다."(허용구)
"이젠 동행이라는 이 좋은 프로그램까지 변질되려 하다니…제발 권력에 아부하지 않는 공정한 방송이 되어 주세요."(윤정희)
"우리 사회의 어렵고 희망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위해서는 이런 프로그램이 더욱 그 빛을 발해야 하는데, 느닷없이 부자를 위해 정책을 펴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대통령이 불쑥 튀어나오다니요.…정권의 선전 선동의 도구가 되었다는 느낌 착잡합니다. 제작진 여러분, 스스로 수치와 명예심을 한 번 되새겨 보기 바랍니다."(박언호)
"PD분 이명박 손잡고 딴나라당으로 동행하세요."(손정환)
"제작자들은 이제 자존심이나 긍지도 권력 앞에 다 버리고 굽히고 말았는가. 그럴 바엔 아예 청와대 방송이라 하든지 MBS라고 방송국이름부터 바꾸는 게 떳떳하지 않겠나."(김용희)

      ▲ 9일 현재 KBS 시청자게시판에 올라온 제작진 비난 글들.    

 

일반적인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렇게 냉담한데 제작진의 의견은 어떨까.

"PD분 손잡고 딴나라당으로 동행하라…방송이름을 'MB'S로 바꿔라"

을 총괄하고 있는 총책임자는 대뜸 문제될 게 없다고 단언했다.

김덕기 외주제작국 EP는 9일 "크게 문제될 게 있느냐. 대통령이 방송에 나온다고 문제되느냐. 어려운 사람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대통령이 격려하는 장면이 방송에 나오는 게 문제가 되나"고 반박했다.

김 EP는 "제작진에서 아이템을 선정해 한 해 가장 감동적인 사례를 모아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양극화시대에 이렇게 어렵게 열심히 사는 사람을 보고 대통령이 격려하는 것이 방송에 나올 수 있지 않느냐"며 "이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재차 강조했다.

김덕기 외주제작국 EP "뭐가 문제냐…대통령 선행 공개 가능…미화라는 시각이 더 문제"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복지정책은 소홀하고 1%를 위한 정책을 만드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는 대통령이 이런 튀는 선행 한 번 했다고 그렇게 미화되는 건 오히려 본질을 왜곡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전하자 김 EP는 이렇게 반박했다.

"미화라고 보긴 어렵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격려를 하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소개한 것이다. 해당 본인에게도 큰 힘이 됐을 것이다. 대통령이 재벌위주의 정책을 편다 안편다하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선행은 선행차원에서 소개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화라고 보는 시각이 문제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을 직접 연출한 '타임 프로덕션'의 권성훈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과정에서 최승매씨가 12월23일 초청받았다는 연락을 해줘서 이 내용을 넣게 됐다"며 "청와대로부터는 촬영을 위한 허가 정도의 협조를 받았다"고 말했다(이 프로그램은 KBS가 아닌 '타임 프로덕션'이 제작한 외주제작 프로그램이다).

직접 연출한 PD "이채로운 미담, '재미있겠다'싶어…'MB 홍보용' 우려도…있는그대로 봐야"

권 PD는 "어차피 정치색이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이 청와대까지 초청됐다는 건 이채로운 하나의 이벤트로 볼 수도 있어 그저 '재미있겠다' 싶어 제작한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욕도 많이 먹고 있지만 미담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지않느냐. 더하고 덜할 것도 없이 순수한 의미에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KBS의 뉴스·프로그램이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급격히 친이명박 성향으로 바뀌며 조직 문화도 퇴행하고 있다는 내부 우려가 많은데 이렇게 방송할 경우 비판이 더 많으리란 생각은 못해봤나'라는 질문에 권 PD는 "그런 염려를 안 한 것은 아니다. 홍보용으로 비춰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이명박 정권 싫어한다. 하지만 정치적 선입견을 빼고 보면 훈훈한 이벤트 아니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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