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빈 vs 방연 3 (고우영 열국지 中)
지난 편지에서 손빈이 방연의 계략에 빠져 얼굴에 먹물이 투입되고,
무릎 슬개골이 잘려나간 얘기를 해드렸죠?
덕분에 평생 기어다니며 살게 된 손빈은 스승 귀곡선생이 남긴 비단주머니의 계책을 지켜
그날부터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며 방연으로부터 탈출할 기회를 노리게 됩니다.
손빈이 기약도 없이 실낱 같은 희망 하나로 미친 사람 흉내를 내고 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웃 제나라의 사절단이 교류차 위나라에 왔습니다. 원래 제나라 사람이었던 손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밤에 은밀히 제나라 사절단과 접촉합니다.
최고의 학자 귀곡선생의 수제자 중 수제자인 손빈이 오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죠.
그래서 손빈은 제나라 사절단 속에 몸을 숨겨 드디어 방연의 손아귀에서 탈출합니다.
미친 사람 흉내를 내며 돼지 배설물을 먹고 쓰레기장에서 구르는 생활을 한지 2년이 넘어서야
드디어 자유를 얻게 된 것입니다. 그 희열감을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아무튼 손빈은 제나라에서 국방담당이 됩니다. 걸리적거리던 다리도 자르고요.
이제 방연에게 복수할 일만 남았죠?
어느 날 방연은 조나라의 한단이라는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킵니다.
신출귀몰한 방연의 전략에 조나라는 연전연패, 결국 손빈이 있는 제나라에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손빈은 제나라 왕에게 “방연의 위나라를 쫓아내고 한단 땅도 차지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는 군사를 데리고 조나라가 아닌 위나라로 쳐들어갑니다.
위나라는 방연이 주력을 데리고 조나라를 치러 가느라 사실상 텅텅 비어있었거든요.
제나라가 공격해온다는 소식을 들은 방연은 급히 군대를 돌려 본국을 수비하러 달려옵니다.
그러나 방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손빈의 제나라 군사는 다시 사라진 뒤였습니다.
손빈의 제나라 군대는 방연이 침략했던 한단 땅으로 간 상태였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위나라(방연) -----> 조나라 침략
제나라(손빈) -----> 위나라 공격
위나라(방연) -----> 조나라에서 위나라로 급히 회군
제나라(손빈) -----> 위나라에서 조나라로 급히 이동
위나라(방연) 조나라 제나라(손빈)
------------------>
침략
<------------------------------------
공격
<--------------
회군
--------------->
이동
한단 땅을 거의 차지하기 직전이었던 방연은 손빈의 몇 되지도 않는 군사 때문에 목표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손빈은 조나라에게 “우리가 위나라로부터 한단 땅을 지켜주겠다”고 말해서 한단 땅을 차지해버립니다.
결국 손빈의 작전 한 방으로 방연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었는데요~
중요한 건 방연이 손빈이 살아있음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손빈과 방연은 이 악연을 끝내기 위한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됩니다.
그 전투는 마릉이라는 곳에서 벌어집니다.
손빈 vs 방연 뒷 이야기는 다음 편지에서 마저 들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