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섞어놓고 보면 모른다. (얼굴을 모르는) 한·중·일 배우들을 섞어놓고, 누가 어디 출신인지 맞히기란 쉽지 않다. 1992년에 연재가 시작된 일본 만화 원작으로 대만·일본·한국에서 차례로 드라마로 만들어진 <꽃보다 남자>의 배우들을 섞어놓고 모르는 사람에게 국적을 맞혀보라고 한다면 엉뚱한 답이 나올 가능성이 적잖다. 그렇게 세 나라 사람의 생김새는 다르다면 다르지만 같다면 같다. 지금 인터넷에선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한국·일본·대만의 ‘꽃남’들을 비교하는 열기가 후끈하다.
‘쓰카사 스타덤’ 이민호·마쓰준·옌청쉬
한국방송 월·화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방영된 뒤 시청자 게시판엔 일본판과 한국판을 비교하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이른바 ‘F4’로 불리는 주인공 4명을 비교하는 글이다. 한국판 두어 편이 방영된 가운데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 배우들의 외모가 일본 배우 못지않게 뛰어나지만, 연기력은 떨어진다”는 의견이 올라오면 “자꾸 비교하지 말고 지켜보자”는 반박이 잇따른다. 출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제기되면 “대만판에 출연한 배우들도 모두 초짜였지만 나중엔 자리를 잡았다. 한국판도 나아질 것이다. 안구정화용 드라마, 즐기자”라는 의견이 맞선다. 이제 시작된 <꽃보다 남자> 삼국지는 이렇다.
먼저 만화 원작의 쓰카사. 이 캐릭터는 세 나라 드라마 모두에서 재벌그룹 후계자로 나온다. 가문의 후광으로 명문학교에서 독재자로 군림하지만 속에는 외로움을 감춘 인물이다. 한국판에선 구준표란 이름을 얻었고, 신인배우 이민호가 연기한다. 이민호는 청소년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 등에 출연한 배우로 신인에 가깝다. 185cm의 훤칠한 키에 선이 굵은 외모를 지녔다. 당초 그의 캐스팅에 팬들의 우려가 적잖았으나 드라마가 방영된 뒤 “넘 멋있는 것 같아 안심”(<꽃보다 남자> 시청자 게시판의 ‘이유나’)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판에선 아이돌 그룹 ‘아라시’ 출신의 마쓰모토 준이 쓰카사를 연기했다. ‘마쓰준’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한국 팬카페의 회원만 수만 명에 이른다. 드라마 <너는 펫>으로 인기를 얻었던 그에게 <꽃보다 남자>(2005)는 스타의 자리를 굳히는 계기가 됐다. 당시까지 아라시의 다른 멤버에 견줘 연기자로 출연한 작품이 많지 않았지만, 멤버들 중에서 화려한 면모가 돋보였던 그에게 조금은 건방진 캐릭터인 쓰카사가 잘 어울렸다. 카투니스트 신예희씨는 “어떤 아이돌은 ‘오빠 오빠’ 하기 좋은 반면 동생 같은 아이돌도 있다”며 “마쓰준은 귀여운 연하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마스모토는 <꽃보다 남자>에 힘입어 아시아의 스타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