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G폰 취소 문자도 요금과금 ‘논란’
2009년 01월 20일 14:39:09 /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 취소 버튼 눌러도 ‘전송’…이통사 부당 요금 ‘모르쇠’
LG전자 디스코폰(LG-SH650)을 사용하는 박모씨(32). ‘왜 항상 문자메시지를 두 번씩 보내냐’는 주변 사람의 말에 깜짝 놀랐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눌렀던 ‘취소’ 버튼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안 것. 취소된 줄 알았던 문자요금을 그동안 쭉 내왔던 셈이다. 더구나 가지말아야 할 문자도 상대편에게 보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서비스 센터를 찾아간 박씨에게 돌아온 것은 ‘이동통신망 때문’이라는 답변 뿐. 하지만 그는 “이런 문제를 알고 있었다면 취소 버튼 자체를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3G망서 문자메시지 취소 불가능=WCDMA망에서는 문자메시지가 전송 중 ‘취소’ 버튼을 눌러도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단말기에는 여전히 ‘취소’ 버튼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종료 버튼을 눌러도 소용이 없다. 이는 2G에서 3G로 이동통신기술이 진화하면서 데이터 처리속도가 빨라져 사람의 반응 속도가 전송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2008년말 기준 3G폰 이용자는 1500만여명. 이들이 한 달에 문자메시지 1통씩을 취소할 경우 20원을 기준으로 하면 3억원이다. 취소버튼이 없어 종료버튼을 눌러도 문자는 간다. 이 경우 까지 계산하면 통상 한 달에만 10억원이 넘는 금액이 사용자 주머니에서 새고 있다.
이같은 문제는 특히 LG전자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용 LG전자 휴대폰은 대부분 ‘취소’ 버튼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된 제품에는 취소 버튼을 삭제했다.
LG전자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로 본사에서 공문을 받은 것이 있다”며 “제조사 책임이 아니기 때문에 제품 리콜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용지물 ‘취소’ 버튼 왜 만들었냐, 사용자 ‘분통’=사용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취소’ 버튼을 누르면 당연히 취소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취소 문자의 경우 대부분 상대편에게 가지 말아야 할 내용이 담겼기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하다는 주장이다.
LG전자 ‘디스코폰’ 을 사용하는 송모씨(30)은 “‘취소’ 버튼을 누르면 문자가 취소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단말 제조사가 사용자를 속인 셈”이라고 말했다.
‘뷰티폰’을 사용하는 김모씨(28)은 “취소시켰던 문자가 상대편에게 갔을 것을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라며 “사실을 알고난 뒤 요금도 요금이지만 기분이 나쁘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취소’ 버튼을 탑재하려면 단말기 자체에서 전송속도를 통제하는 솔루션 등을 내장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이동통신사가 이같은 문제를 제조사에 통보한 적이 있음을 인정했다. 제조사의 늑장 대처가 사용자의 피해를 키운 셈이다.
◆이통사, 큰 문제 아니다=SK텔레콤의 태도도 문제가 되고 있다. 통신속도가 빨라지면서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고도 사용자 보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자가 취소되지 않을 경우 생기는 이득은 이동통신사가 보는 점도 소극적인 태도에 한 몫 했을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SKT 관계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닌데 과민반응하는 것 같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KTF는 3G에 주력하며 지난 2007년 11월 단말 제조사에 문자메시지 ‘취소’ 기능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한 방침이었다는 설명이다. LG텔레콤은 3G 네트워크 방식이 달라 문제가 없다.
KTF 관계자는 “WCDMA의 경우 CDMA보다 전송속도가 월등히 빨라 취소 기능이 무용지물”이라며 “더 이상 효용성이 없기 때문에 단말 제조사에 취소 기능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문제로 당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뷰티폰’ MP3기능 오류 등 최근 휴대폰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KTF용 제품은 지난 2007년 11월 통신사에서 요청이 들어와 문자 취소 버튼을 삭제했다”라며 “지난 3분기부터 SKT제품도 문자 취소 버튼을 삭제했으며 이전 제품의 경우 0.5초의 지연시간을 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