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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용산,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어…?"

이강율 |2009.01.22 01:34
조회 407 |추천 4

 

1. ‘권력의 나팔수’와 여성앵커 사이

2. 96억 부동산 부자 김은혜는 그들을 모른다.

 

[김창룡의 미디어창]

김은혜 발언 "과격시위의 악순환?"

 

설날을 일주일 앞두고 참담한 비극이 벌어졌다. 2009년 1월20일 용산철거민과 경찰 등 6명이 사망하고 27명이나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진압에 나섰다가 동료를 잃은 경찰이나 강제철거에 항의하며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한 철거민 유가족과 동료 등 또한 이런 비극을 지켜봐야 하는 시민 모두가 참담한 심정을 가눌 수 없다.

 

과격시위가 참변의 직접적 원인인지, 경찰의 대책없는 무모한 특공작전이 보다 근본적 원인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졸지에 생명을 빼앗긴 희생자와 유족, 부상자들의 슬픔을 달래고 위무하는 일이 살아남은 자의 업이다. 청와대에까지 분노를 확산시키는 일도 괜히 정치적 쟁점만 만드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중파 방송사 여성앵커로 주가를 날리다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변신한 김은혜씨가 뜻밖의 논평으로 성난 민심에 불을 당겼다. 김 부대변인은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해

 

"이런 과격시위의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는데 이번 사고가

그런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은 즉각적으로 김부대변인의 실명까지 거론하며,"제정신이라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참상을 두고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 청와대가 이 비극 앞에서 '과격시위' 타령을 하고 있을 때인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목숨을 건 철거민들의 저항을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안전장치 하나 없이 폭력진압한 결과가 아닌가"라며 비판했다.  청와대 부대변인의 논평은 야당의 반발을 가져왔고 이것은 향후 정치적 쟁점으로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어떤 사안이든 정쟁으로 변질되면 여야 편가르기식으로 본질은 흐려지고 온갖 주장과 억측만 난무하는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다.

 

여야 논평을 가지고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는 것은 지난한 일이고 불필요하다. 의견은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인들의 발언은 철저한 정치적 계산과 이해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김 부대변인의 발언은 권력의 집권철학을 대변한다는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사 여성앵커에서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2008년 2월 당시 김은혜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관심 있어서가 아니라 얼마 전부터 홍보직 서비스 분야를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기자로 제가 추구했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고 구현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결정했다”는 발언을 했다. 또한 “기자가 천직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동안 말해왔는데 왜 이런 선택을 했느냐는 질문에 다시 이렇게 답변했다.

 

"맞다. 지금도 그 생각하지만, 기자 정신을 유지하며 사는 것과 (지금 이 일이) 크게 동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보다 효율적으로 (정책이) 많은 사람들한테 전달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자 정신의 구현이라 생각한다.“

 

이런 발언의 모순에 대해 ‘스타기자의 변신’이란 제목으로 지난해 ‘미디어 오늘’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번 참사를 통해 나타난 김 부대변인의 논평은 자신의 변신이유, 목적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다시 한 번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김 부대변인은 이번 ‘철거민 참사사건’의 실체가 밝혀지기도 전에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에는 이번 사건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참사의 원인은 과격시위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을 향해 과격시위의 악순환은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것이 본인이 청와대에서 ‘홍보직 서비스 분야’를 체험하며 기대한 일인가. 이것이 ‘기자정신의 구현’이라고 믿고 있는가. 홍보도 실체가 파악되기 전에는 함부로 논평이나 주장을 자제하는 것이다. 홍보차원에서 논평이 필요하다면 중립적 입장에서 유족들을 위무하고 사태수습을 위한 신속한 방안을 제시하는 정도다.

 

기자정신이라면 무엇인가. 사건의 어느 한 쪽면만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고 중립을 유지하는 것이다.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다. 어느 쪽을 대입시켜도 이 부대변인이 약속한 당초의 변신의 이유가 납득되지않는다.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기자정신’운운한 자체가 기자들을 욕되게 한 것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는지. 청와대에 들어가서 기자정신을 구현한다는 자체가 가능하다고 믿은 것인지…기자직을 떠나도 기자정신으로 살아가겠다는 그 정신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등장해서 내놓는 논평 어디에도 ‘기자정신’ ‘홍보서비스 마인드’도 보이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언행이 일치하지않은 청와대 부대변인의 논평이 반복된다면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소방수 역할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한때 국민적 믿음의 상징이었던 여성앵커가 권력의 나팔수로 전락한 모습을 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을 향해 따스한 눈길을 보내고 진솔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과격시위 단절’운운하며 훈계하듯 눈을 부라리면, 김 부대변인은 자신이 그토록 기대했던 ‘기자정신 구현’과 ‘홍보서비스 실습’도 만사휴의가 될 것이다. 김 부대변인이 미래에 뭘 하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않다. 표리부동한 폴리널리스트들의 권언유착을 단절시키는 것이 더 시급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2, 제3의 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하는 언론인들은 좌고우면하고 있다.

 

최시중, 이동관, 김은혜 등 언론인들에 둘러싸인 이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이 단절됐다.

 

청와대 대변인, 부대변인이 모두 폴리널리스트 출신이지만 이들이 민의를 어떻게 전달하고 반영하는지 현실을 보면 희망적이지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폴리널리스트와는 단절하고 국민과 소통해야 할텐데…재임기간에는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이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낼 날이 오리라고 믿어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를 위한 길이니까.

 

글.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미디어오늘]

 

95억 부동산 부자 김은혜는 그들을 모른다

 

용산 철거민 참사와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

 

"용산에서 셋방살이하던 가난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명박 정부는 지금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을까?" 어제 저녁 촛불집회에도 참가할 겸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경찰들의 변함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면서 얼핏 든 생각이었다.

 

아침신문과 방송을 보고 내린 결론은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 것 같다"다. 철거민은 물론 부하 경찰관까지 죽게 만들고도 진압작전이 정당했다고 강변하는 용산경찰서장이나, 경찰청 차장의 발언. '불법시위 단호 대처'가 핵심 내용인 국무총리 담화문. "철거민 저항에 도시 테러적 성격이 있었다"는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장 장윤석 의원의 발언….

 

부동산 재산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나는 청와대 김은혜 부대변인이 했다는 말이 목에 자꾸 걸린다. 보도에 따르면 김 부대변인은 어제 "지금까지의 사고를 보면 시위의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제가 커질 조짐이 일자 곽경수 춘추과장이 40분 뒤 청와대 기자실에 나타나 "김 부대변인의 발언은 개인 의견으로 정리됐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사실관계를 따지자면 김은혜 부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지 않고 '개인 의견'으로 계속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MBC 9시 뉴스데스크 앵커로 이름을 날리던 김은혜 기자가 이명박 대통령의 입노릇을 하러 청와대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 약력을 보면 1971년생이니 아직 젊은 나이에 그것도 아주 잘 나가는 여성이 왜? 그 뒤 내 '아하, 그렇구나' 했던 건 다른 게 아니라 김은혜 부대변인의 재산공개 목록을 보고서였다.

 

             ▲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정부 관보 2008년 5월 7일자를 보면 김 부대변인의 재산은 모두 97억 원으로, 이 중 95억 원이 부동산이다. 강남구 대치동에 88억 짜리 빌딩을 한 채 갖고 있고, 강남구 논현동에 6억이 넘는 고가 주택도 있으며, 경기도 일산에 땅도 소유하고 있다.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다음으로 부동산 재산이 많다.

 

물론 당시 김부대변인이 언론에 해명한 것을 종합해보면 ‘부동산 재산이 많은 남편을 만났을 뿐’이라는 얘기인데, 어쨌든 그녀의 부동산 재산을 보고 그녀가 왜 이명박 정부의 입노릇을 하게 됐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던 건 사실이다.

 

나의 한국사회 부동산 계급 구분법에 따르면 김 부대변인은 부동산 1계급이니, 부동산 1계급을 대변하는 이명박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70대 할아버지의 죽음을 95억대 부동산 부자가 이해할 수 있을까?

 

김 부대변인은 아마 지금쯤 어제 용산 참사 희생자 중 일흔이 넘은 이 아무개 할아버지 사연을 보고 들었을 것이다.

 

이 할아버지는 진압 현장 뒤편 건물에서 3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다 지난해 호프집으로 바꿨는데, 재개발 때문에 생존권이 벼랑에 몰리자 막내 아들(36)과 함께 농성에 참여했다가 졸지에 ‘테러리스트’로 몰려 불에 타 죽어야 했고, 아들도 크게 다쳤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할아버지의 큰 아들(45)은 "아버지께서 원한 것은 조그만 공터에서라도 장사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었고, "당시 아버지는 망루에 계셨고 동생은 건물 벽에 매달렸다가 떨어진 것 같다. 농성자들은 밑으로 떨어지든지, 죽든지 두 길밖에 없었다"며 강제진압을 비난했다고 한다.

 

이번 발언도 나는 그녀의 부동산 재산으로 이해하려 한다. 100억 가까운 부동산을 소유한 부동산 부자가 이 할아버지의 삶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부동산 부자들의 재산을 불려주는 뉴타운 재개발을 반대하는 과격시위요 도심 테러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고 한다면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일까.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김 부대변인은 매우 솔직한 사람이고, 그 발언을 취소하지도 않은 셈이니 줏대도 있는 사람이다. 그 줏대의 코드가 부동산 부자들하고만 연결돼 있으니 문제지만. 

 

'뉴타운 재개발'한나라당 장기집권 프로젝트?

 

내가 보기에 한국사회는 부동산으로 계급을 이루고 있는 부동산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한국정치도 부동산 정치고, 선거도 부동산 선거이며, 심지어 재판도 부동산 재판이다. 지난 번 헌재의 종합부동산세 판결 당시에도 부동산 재산이 많은 재판관일수록 부자들에게 종부세를 많이 내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결했고, 부동산 재산이 적은 사람들 일부만 부자가 종부세를 내는 게 옳다고 했지 않은가.

 

이명박 대통령이 단군 이래 최대 개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대표 공약으로 당선된 것이나,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수도권을 휩쓴 비결이 다름 아닌 뉴타운 공약이었단 점에서 한국의 선거도 부동산으로 이해하는 게 빠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에 당선될 때 내세운 공약으로 시작된 뉴타운 재개발이 급속히 확산되는 데는 건설재벌에게 큰 돈 벌이가 되고, 집주인과 건물 주인들도 재산을 불릴 기회가 되는 경제적 배경이 있는 게 맞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주로 빈곤층이나 경제사정이 그리 좋지 않은 서민층이 주로 사는 동네를 대상으로 하는 뉴타운 재개발이 서민들을 서울 밖으로 내몰고 그 자리를 중산층 이상의 계층으로 교체하는 결과가 되고 있다.

 

용산 참사는 생생한 증거다.

 

그런데 재개발된 값비싼 아파트에 입주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기를 희망하게 되고, 정치세력 중에서는 아파트값을 가장 많이 올려줄 한나라당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매우 복잡해진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수도 서울은 계급적으로는 중산층 이상 상류층만 사는 도시가 되고, 정치적으로는 한나라당의 굳건한 지지 기반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니 이미 그렇게 가고 있다.

 

"뉴타운 재개발이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의 장기집권 프로젝트가 되는 셈인가." 섬뜩한 비약일 수도 있겠지만, 서울을 대부분 한나라당이 석권하고 서울에서 밀려난 서민들이 사는 남양주 등 경기도 일부에서 야당의원이 가뭄에 콩 나듯 당선되는 지난 총선 결과를 보면 근거가 아주 없는 비약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그것도 모르고 야당의원들까지 너도나도 뉴타운 공약을 내세웠다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말이다.

 

진실로 참회할 때 용산 참사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재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이나 권력 핵심부의 움직임을 보면 참회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다. 셋방살이를 한 죄밖에 없는데 끔찍하게 목숨을 빼앗기고 과격시위니 도심테러니 하는 무시무시한 누명까지 써야 하는 고인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다시한번 두 손 모아 이 할아버지를 비롯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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