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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녕 ‘억새 태우기’ 참사 어이없다

배규상 |2009.02.11 11:49
조회 101 |추천 0

창녕 ‘억새 태우기’ 참사 어이없다

 

 

어이없는 일이 또 일어났다. 그제 경남 창녕군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 태우기’ 행사를 하다 불길이 관광객을 덮쳐 4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창녕군이 강풍이 불고 있는데도 행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도 결국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예견된 인재(人災)’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창녕 화왕산 일대는 지난달 18일과 30일 단 두 차례에 걸쳐 비가 4.5㎜밖에 오지 않았을 정도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억새와 나무들이 잔뜩 메말라 있어 대형 화재에 취약한 상황이었다. 여기에다 바람마저 세차게 불어 일부 시민단체들이 불상사를 우려해 행사 중단을 요구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창녕군이 취한 조치는 방화선 설치와 행정·소방·경찰 공무원 등 114명의 안전요원 배치에 불과했다. 행사에 관광객이 1만5000명이나 모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창녕군의 배짱이 놀라울 뿐이다.

안전불감증 참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크고 작은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일어난 ‘용산 참사’의 밑바탕에는 공권력의 안전불감증이 자리잡고 있으며 지난달 중순 부산 영도의 한 노래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8명이 숨진 사건도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월 대보름 행사의 일환으로 3년마다 열리고 있는 화왕산 ‘억새 태우기 행사’는 이번 화재로 폐지됐다. 하지만 안전불감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만큼 언제, 어디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각급 지방자치단체들이 홍보 효과를 노려 행사를 대형화하고 있으나 안전문제에 대한 관심은 뒷전인 듯하다. 당장 오는 3월부터 지자체 주관으로 열릴 각종 축제 행사부터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화왕산 참사를 거울삼아 지방자치단체들은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고 철저하게 사전 점검을 하기 바란다.

 

 

2009년 2월 11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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