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움직임 우려스럽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설로 한반도 상공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윌리엄 게이츠 국방장관이 나서 ‘용납 불허’ ‘요격’ 등의 용어를 동원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 수뇌부를 야전경험자로 교체한 데 이어 어제는 포 사격 훈련을 참관했다. 심지어 미사일 발사 시기가 다음주 김 위원장의 생일 또는 이달 말 이명박 정권 출범 1주년, 4월 중순 김일성 주석 생일 등이 될 것이라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우려스러운 상황 전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의도는 불분명하다. 일반적 분석은 북한이 막 출범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권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포동 미사일의 사정이 미 본토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또 북한이 체제결속용으로 긴장을 고조시킨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 와병설 등 최근 북한의 상황으로 볼 때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이밖에 대미협상용과 체제결속용의 다목적용, 단순기술 개발용 등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명백한 것은 미사일 발사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의도가 대미 메시지용이라면 크게 착각한 것이다. 북한이 알다시피 오바마 정권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으며, 협상 형식도 신축적이다. 하지만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에 대한 도전이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695호(2006년 7월) 위반이다. 세계 문제를 다뤄야 하는 오바마 정권으로서는 한동안 강경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체제결속 효과도 북한 주민이 상당 수준 외부 세계에 눈을 뜬 만큼 일시적일 뿐이다.
국제 정세상 북한의 선택에 따라 지금 시점은 기회일 수 있으며, 새로운 고난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미사일 발사는 후자로 가는 지름길이다. 미사일 발사 움직임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2009년 2월 13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