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개인 휴대용 전화기 한대씩 모두 있는 시대가 왔다. 이동통신 가입자수 4천 5백만시대. 이 영화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이다. 휴대전화 하나면 그 개인의 인맥은 물론 사생활까지 모두 알수 있는 시대. 카메라, 캠코더, 이메일, 주소록, 일정관리 등 개인 일상의 모든 관리와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현 시대의 최신 기술은 모두 집약되어 매일 발전한다. 휴대전화 하나면 모든 다 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에 사소할 수 있는 핸드폰 분실이 불러오는 파장에 대해 스릴러로 풀어낸 영화 한편이 개봉한다. 바로 데뷔작 (2007)으로 한국 미스터리 스릴러의 가능성을 제시했던 김한민 감독의 영화이다. 이번 새 영화 은 현대인들의 필수품 '핸드폰'을 성찰하려는 거창한 의도를 교묘하게 숨기지 않고 대놓고 드러낸다. 소통의 수단인 휴대폰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대화를 가로막는 주범이 되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화는 '핸드폰 분실'이라는 공감하기 쉬운 소재, 지금까지의 유쾌함을 떨쳐버린 박용우의 연기변신, '엄포스' 엄태웅의 사실상 첫 주연작이라는 점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벌어진 전지현 휴대전화 복제 사건과 맞물려 영화 속 설정과 실화가 접목되는 시운도 타게 됨으로써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열혈 매니저 오승민(엄태웅)은 매니지먼트사의 대표다. 자신이 발굴해내 키우고 있는 청순한 이미지의 진아(이세나)만이 자신의 유일한 희망이다. 이미 진아는 대중의 관심을 한몸으로 받고 있으며 화장품 CF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진아의 남자친구(김남길)가 자신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승민에게 전송한 뒤 돈을 요구한다. 한참 주가를 높이고 있는 진아에게는 큰 타격으로 올 섹스 동영상 유출을 막기 위해 결국 돈으로 남자친구와 합의를 보기로 하지만 자신의 휴대폰을 분실한다.
반대로 승민의 휴대폰을 주운 정이규(박용우)는 대형마트에서 친절 사원으로 뽑힐 만큼 성실한 남자다. 고객응대에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친절과 봉사라는 태도로 곧 본사로 발령나게 될 정도로 앞날이 밝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현실에 많은 스트레스로 이중성을 표출되는 인물이다.
승민은 성공을 위해서라면 물불가리지 않고, 아무한테나 반말을 하는 안하무인형 다혈질 인간이다. 하지만 이규는 자신의 속마음과는 다르게 겉으로 늘 웃어야 하는 이중적 모습을 보여야 하는 인물이다. 이것이 바로 두 인물의 갈등과 영화의 전체적인 원인이 되는 요소이다. 자신의 성공과 관련이 있기에 무슨일 있어도 돌려받아야 하는 승민은 어쩔수 없이 이규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 사실 이규는 별생각 없이 휴대폰을 돌려주려 하지만 반말과 욕설을 일삼는 오승민의 태도에 화가나 마음을 바꿔 먹게 되며 승민에게 이상한 요구를 시작한다.
영화는 휴대폰으로 시작된 사소한 감정 싸움이 목숨을 건 복수전으로 번지는 것을 영화의 전체적 흐름으로 잡고 있다. 여기에 승민은 아내(박솔미)와의 불화, 사채업자의 빚 독촉, 승민의 겸연쩍은 비밀스런 통화까지 영화 후반에 도달할 수록 복잡해지는 상황까지 더 해져 사건의 전개에 궁금증을 유발한다.
오승민 역을 맡은 엄태웅은 영화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무게감 있는 연기를 버리고 핸드폰 분실 후 겪게되는 128시간의 상황을 절박함과 분노로 열연했다. 초초함에 휴대폰 폴더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연기나 사채업자에게 협박당하며 비굴한 모습까지 보이는 연기는 일품이다. 거기에 박용우가 보이는 섬뜩한 목소리 연기까지 이 영화는 배우들의 호연이 멋지게 드러난다.
사실 스릴러라는 장르가 전통적으로 흥행이 쉬운 영화는 아니다. 영화가 가지는 소소한 극적 장치 하나때문에 영화의 흥행이 결정되는 영화다. 그만큼 짜임새와 배우들의 열연, 스타일리쉬한 연출까지 모두 다 갖춰져야 소위말하는 대박을 그려낸다. 거기에 19세 이상 등급제한을 받은 영화라면 더더욱 그 완벽성은 뒷바침되어야 한다. 그러한 면에서 은 짜임새면에서는 합격이다. 휴대폰 분실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승민이 이규를 역추적하는 과정 등은 현실성이 있고 캐릭터들의 심리변화 연기도 배우들의 호연이 있다.
영화 은 배급, 제작, 제공을 맡은 대형 기업의 PPL광고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관점을 의식해서 본다면 집중하기 힘들다. 다만 대형마트와 도로변 등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하면 공감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이규가 겪는 대형마트의 친절사원의 현실이 너무 작위적이긴 하지만 극적 설정으로 이해한다면 큰 문제는 없다.
김현민 감독은 전작 에서 제한된 공간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식의 추리 기법을 보여줬던 것과 달리 에서는 미스터리적 설정을 애초부터 포기하고 스릴러로 직진한다. 빠른 전개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 20분에 욱박한다. 물론 개봉전에 한번 더 편집하여 러닝타임을 줄이겠다고는 하지만 이 길어진 러닝타임의 이유는 투 톱인 두 캐릭터의 상황적 설명을 해야하는 과정과 위에 언급했던 아내와의 불화, 사채업자, 섹스동영상 사건, 또다른 비밀스런 통화 내용 까지 너무 사족이 많았던게 아닌가 싶다.
물론 휴대폰을 반드시 돌려받아야 하는 승민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많은 설정이 필요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지나친 상황과 긴 러닝타임은 영화의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면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몇몇 요소 아쉬운 것은 있지만 전체적인 점수는 높게 주고 싶은 은 처럼 강한 임팩트를 줄것이라는 기대심리만 접고 본다면 꽤나 만족할 영화가 될 것이다.
(씨네통 닷컴 빡's의 기자시사회 리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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