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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마웠던, 미안했던, 사랑을말하다.

이세희 |2009.02.16 23:37
조회 83 |추천 0


"집에 잘 갔니?"

오늘 나한테 또 한번 실망했지

'많이 나아졌다고 하더니 기껏 이정도면서

내가 잘 하겠다고 다시 만나자고 했던 거냐'

그런 생각했겠지

뭐랄까 내가 왜 그랬냐면

내가 너한테 그 이야기 다시 만나자고 그 이야기 한 다음에

니가 나한테 보여줬던 태도가 나한텐 되게 희망적이었거든

그렇게 잘못해놓고도 내가 또 당치도 않게 희망을 품었던 거지

 

'니가 나를 또 받아주겠구나'

'나를 기다렸겠구나'

 

그래서 니가 아까 많이 망설였고 많이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그렇게 말했을 때

난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스럽기도 했었고 화도 났었고

이런 경우에 참혹 이라는 말 쓸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런 느낌도 받았고

그래서 그래서 다신 안 그래야지 생각했던 거

너를 두고 먼저 일어나서 나와버리는 짓 오늘 또 해버렸는데

사실은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후회했었어

 

이러면 안된다 너는 날 거절하는 게 당연하다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니가 날 다시 받아주지 않는 게 당연하다'

생각은 했는데 다시 자리에 앉을 수가 없었어

내가 늘 그렇지 뭐

저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또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고맙다구

거절이야 어쩔 수 없는 니 결정이었을 테니까

너도 많이 생각했을 테니까

지난 시간 우리가 사랑했던 시절에도

늘 더 경솔했던 건 나였고

너는 신중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고마운 건

니가 마지막까지 망설여줬다는 거

내가 그렇게 좋은 남자친구도 아니었는데

다시 한번 망설여줘서 고마워

고마웠어

 

다신 하지 말아야지 싶었던 일들이 많은데

자꾸 다시 또 그렇게 됩니다

당신이 미워서가 아니라 내가 싫어서

나 때문에 운다면 당신 믿어줄까요

 

그래도 고마웠던

그리고 미안했던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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