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과거를 잊지 마세요

최영호 |2009.02.18 11:17
조회 156 |추천 0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람들, 사진은 뉴욕 타임즈)


                [망각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인류 역사상 최대 비극 중 하나인 캄보디아 대학살, “킬링필드” 사건이 30년 만에 프놈펜에서 국제심판소의 재판에 오른다.


킬링필드는 1975년부터 1979년까지 캄보디아의 크메르루즈(Khmer Rouge : 붉은 캄보디아인)가 유토피아적 공산주의 국가를 건설한다는 명분 아래 전 국민의 30%에 가까운 200만 여명의 백성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폴 포트(Pol Pot, ‘98년 심장병으로 사망) 등 크메르루즈의 공산주의 지도자들은 노동자와 농민을 기반으로 한 이상국가를 만든다면서 종교와 학교, 심지어 통용되던 화폐까지 폐지하고, 공무원, 교사, 승려, 기업인과 대학 이상 졸업자는 물론 안경을 썼다는 이유로, 손이 곱고 굳은 살이 없다는 이유로 무차별로 잡아가 고문하고 처형하였다.


크메르루즈는 자본주의의 잔재를 없앤다는 명목으로 백성들을 가족 구분 없이 남자는 남자들끼리, 여자는 여자들끼리 또 어린이는 어린이들끼리 집단사육을 하면서 사람들을 인간이 아니라 생산자인 짐승으로 취급하여 심지어 소가 하던 일을 시켜가면서 교양교육과 간섭과 감시 속에서 살게 하였다.


유엔과 캄보디아의 합의에 따라 2006. 7. 구성된 국제재판소는 5명의 피의자를 체포하여 재판에 회부하였는데 살인공장으로 악명 높은 투올 슬렝(Tuol Sleng, 소위 S-21) 감옥의 교도소장으로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1만6000명의 수감자를 고문하고 처형한 카잉 구엑 에아브(Kaing Guek Eav, 일명 두치 또는 도이크, 66세)가 제일 먼저 법정에 오른다.


 세계 주요 외신들은 모두 킬링필드의 참혹함과 재판의 진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끔찍했던 과거를 회상하고, 인간의 잔혹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어떤 외신을 보더라도 월남 전쟁에서 패배한 미국이 크메르루즈가 베트남의 무기반입 경로가 된다는 명분으로 캄보디아에 수백만 톤의 폭탄을 투여하였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정권을 잡은 론놀 정부의 부패로 크메르루즈가 정권을 장악하자 베트남의 서진을 저지하기 위하여 크메르루즈를 인정하여 그들을 지원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리스와 트로이, 로마와 카르타고,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는 전쟁을 하면서 민간인을 학살하였고, 십자군도 1099년 예루살렘을 점령한 뒤 유태인을 교회당에 모아 불에 태워 죽였다.


 유럽인들은 15세기 말부터 19세기 말까지 그들의 영역을 확장하거나 국권을 공고히 한다는 명목으로 서인도제도와 중남미, 미국에서 수백만 명의 인디언들을 살해하였다.

 북미 대륙을 점령한 백인들은 정부가 지급하는 보상금을 받아 가면서 인디언 마을과 야영지를 기습하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지를 잡아당겨 찢거나, 말에 매달아 끌고 다니거나, 불에 태우는 방법으로 무자비하게 죽였다.


 호주 남동쪽의 타스마니아 섬에는 5천명의 원주민이 1만여 년 동안 외부 세계와 격리되어 있었으나 18세기말 유럽인들의 본격적인 궤멸작전으로 인간사냥이 시작되어 대부분이 잔인하게 살해되고, 일부는 무인도로 추방되었다가 47명만 돌아왔으나 1876년까지 모두 사망하여 인종자체가 몰살되었다.


 20세기에는 1,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 이외에도 러시아에서 정치적 반대자를 숙청하여 공산혁명을 완성한다는 명목으로 같은 민족 수백만명을 살해하였고, 2차 대전 중 나치는 유럽 점령지에서 유태인과 집시 수백만명을 잔혹하게 살해하였다.


1915년 터키의 아르메니아인 살육, 1940년대 크로아티아인의 세르비아인 학살, 1947년 인도, 파키스탄의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간의 살육, 1955년부터 20년 가까이 계속된 수단의 남수단인 학살


1960년대 인도네시아의 공산주의자 학살, 1971년 파키스탄의 벵골인 학살, 1970년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에 의한 동족 학살, 부룬디의 투치족에 의한 후투족 학살, 1994년 르완다 후투족의 투치족 학살 등....


인간이 우주선으로 달나라에 가고, DNA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로 과학기술이 신의 영역에 도전하고 있음에도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살육은 그치지 않고 있다.


명분은 무엇이고, 이념은 또 무엇이기에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짐승으로 본다는 것인가?


정의가 무엇이고, 신의 뜻이 무엇이기에

인간이 정의의 이름, 신의 이름으로 인간을 학살한다는 것인가?


전범재판이 진행되는 캄보디아에서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지 현지에서는 해골박물관으로 바뀐 킬링필드의 S-21 감옥은 관광객을 기다리는 명소가 되었고, 정부나 시민들도 모두 킬링필드는 이미 오래전의 역사(Ancient History)로 치부한 채 하루하루 삶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http://www.nytimes.com/2009/02/17/world/asia/17cambodia.html?_r=1&scp=2&sq=khmer%20rouge&st=cse


캄보디아에서 고대 불경을 탐색하다가 크메르 루즈에게 CIA 첩자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혔다가 가까스로 죽음을 면한 프랑스인 프랑스와 비조(FRANÇOIS BIZOT)가 30년 만에 두치가 갇힌 감옥을 찾아가 그가 간수들도 부러워할 만큼 좋은 시설에서 충분한 식사와 가족들의 면회 등 죄인답지 않는 대우를 받고 있는데 격분하면서도 그런 엄정한 절차를 지켜서 실체를 밝혀 그를 심판하여야 한다는 “나의 구원자, 그들의 살인자(My Savior, Their Killer)”라는 글을 써 화제가 되고 있다.

(http://www.nytimes.com/2009/02/17/opinion/17bizot.html?_r=1&8dpc 참조)


우리 인간들이 과거를 쉽게 잊는 것은 신의 뜻일까?


과거에 너무 집착하거나 과거를 너무 증오하여서도 안되겠지만

똑같은 과거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재를 과거에 비추어 미래를 준비하여야 하지 않을까?


주체사상으로 배고픈 북한동포를 구한다는 명분 아래

미사일로 동포를 위협하는 저 북한의 지배자들이

동족상잔의 전쟁 6.25.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려운 세상 홀로 사시면서 몸소 사랑을 실천하시다가

아름다운 과거를 남기고 하늘로 떠나신

김수환 추기경님의 명복을 빈다.

(‘09. 2. 18. 최영호변호사)

------------------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