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17일 발간된 월간조선 3월호 인터뷰에서 “김대중 정권 실세들이 이리떼처럼 달려들어 20조원짜리 회사를 뜯어먹었다”며 “1997년 대선(大選) 당시 김대중 후보 측에 선거자금을 내지 않은 기업으로 지목돼 정치적 보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회장은 “99년 2월 구속된 지 8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 나와보니 그룹사가 완전히 공중분해되고 있었다”며 “이는 DJ정권이 사전에 계획한 시나리오에 의해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고 권노갑씨 등 당시 동교동계 실세들로 구성된 9인의 비선(秘線)조직 모임에서 신동아그룹을 ‘손 보기’로 지목, 아태재단 상임이사를 지낸 이수동씨가 이를 주도했다”며 “이 비선조직의 실체는 아태재단 출신인 황모 장로를 통해 들었다”고 했다.
최 전 회장이 구속될 당시 신동아그룹은 대한생명을 비롯해 신동아건설·동아제분 등 22개 계열사를 두고 있었으며, 당시 그룹사 총자산은 20조원, 매출은 9조2000억원에 달했다.
최 전 회장은 그룹의 주력회사인 대한생명의 국영화 및 매각 과정에 대해 “(대한생명이)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후 공적자금 3조5500억원이 투입된 것은 법적 절차와 형평성이 무시된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화그룹으로 매각된 것도 특혜매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9년 2월 현재 대한생명은 자산규모가 14조6800억원이었고, 매월 3조5000억원 이상의 유동자금과 5000억원 이상의 수입보험료를 걷어들였다”며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후 기존 주식 전부를 무상 소각시킨 것은 신동아그룹을 공중분해하려는 각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2월 최 전 회장이 외화 밀반출,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대한생명은 부실금융금관으로 결정돼 2002년 한화컨소시엄에 매각됐다. 매각과정에서 ‘헐값 매각’ 등 특혜 논란이 일어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 등 국회의원 14명은 2008년 11월 국회에 대한생명 매각에 대한 감사원의 특별감사청구안을 제출했다.
최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에 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1992년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 측이 선거자금을 요구해 수표로 100억원을 건네줬다”며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의 핵심인사가 와서 ‘최소 1992년 김영삼 후보에게 준 돈 이상을 주셔야겠다’며 선거자금을 요구했다”고 했다. 최 전 회장은 “1976~1999년까지 대한생명 등 계열사에 차용증을 쓰고 빌린 돈이 1800억원에 달하고, 이 돈을 정·관계 비자금으로 사용했다”며 “장관들과 식사하며 용돈으로 1억원씩 줬다”고 했다.
최 전 회장은 “2001년 8월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박모 담당 부장검사가 조선일보와 관련된 비리자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런 자료도 없고, 있어도 못 준다’고 말했다”고 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DJ 정권이 추진했던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국세청 조사를 받았고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