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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무기력하게. 그냥 울면서. 

안현수 |2009.02.23 14:52
조회 47 |추천 0


 

기억이라는 건 순서에 따라 차곡차곡 쌓이는게 아니야.

만약 그렇다면 오래된 기억들부터 차례로 잊혀지겠지?

 

그런데 기억들은 언제나 순서를 어기고 뒤죽박죽이 되거든.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엉뚱한 곳에서

엉뚱한 기억이 불쑥 솟아오르는 거야.

그것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

이를테면 꿈 같은 데서 말이야.

그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그 느낌은 뭐랄까 그래 마치 멀미 같은 거야

그 기분 알지?

머리가 아프고 멍해지고 세상이 흔들리고 심장에

커다란 추가 매달려 있는것처럼

거북해서 토해버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 되고.

그냥 그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아주 무기력하게. 그냥 울면서.

 

 

 

부주의한 친절/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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