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아하는 형님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만난 형님은 언제나 제게 등대 같은 역할을 해주셨죠.
형님은 항상 어떤 인생에 관한 놀라운 선구안과 큰 포부를 부여주셨습니다.
어느날 형은 문득, 저에게 자신은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형은 저에겐 하염없이 큰 존재였기에, 어느날 당연히 멋지게 등단을 할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몇 개월후 형의 집에 놀러갈 기회가 있었는데, 형이 자신의 글이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상을 탔다며, 상을 탄 사이트를 저에게 보여주셨습니다.
흔히 듣는 신춘문예 같은 대단한 크기의 대회가 아닌,
등단을 한 어느 작가가 운영하는 조그만한 블로그에서 열린 대회였습니다.
기분이 참 이상했습니다.
글솜씨하나는 끝내주는 형이,
고작 이런 상 하나 받았다고 아이처럼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가....?
얼마 후 우연히 형이 늘 들고다니는 노트를 몰래 볼 수 있었습니다.
수백장의 글, 구상, 메모들을이 노트를 채우고 있었고,
그것이 일시적인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작성되어 왔다는 사실또한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흔히 말해 , 습작이라고 하는 것들입니다...
이러한 습작이 있었기에, 어떠한 성과를 내어도 형이 그렇게나 좋아했던 것은 당연한 이치였겠죠...
저는 영화감독이 꿈입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최대한 현실적으로 풀어내며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던지는 그런 영화감독 말입니다.
매주 영화관련 서적을 보고, 누구못지 않게 영화를 보며, 여러 영화감독의 인터뷰 글을 스크랩합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에서 "왜 나는 내 꿈을 당당히 말하지 못할까"하며 불안해 했습니다.
형의 노트를 보고서야 저는 답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습작이란 것이 없습니다.
단 한번도 무언가를 촬영하려고 해본 적이 없으며,
영화 현장에서 심하게 굴러본 적도 없습니다.
시나리오 또한 매번 시도뿐이지, 끝까지 완성시켜 남에게 보여본 적, 또한 없습니다.
그저 남의 텍스트를 읽고, 남의 영상을 보고, 남의 평가를 듣기 바빴습니다.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닌,
나의 냄새가 나고, 나의 피와 땀이 섞인 그런 습작이
우리 삶에 있어서, 우리 꿈에 있어서
마지막의 어떠한 결과보다
정말 필요하고 , 소중한 것이 아닐까요.
당신의 꿈에는 습작이란 것이 있습니까?
당신의이야기를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