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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 싸가지 없는 젊은 것들로 살아간다는 것은

김태정 |2009.03.04 19:24
조회 27,307 |추천 116

 

지하철 1호선은

유난히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많이 타시는 지하철입니다.

노약자석이 부족해서 일반석까지 앉아가시는 경우가 많죠.

 

오늘은 어떤 한 할아버지를 봤습니다.

나이는 60대 초반처럼 보였고 깔끔하게 정장을 입으신

배가 두둑한 할아버지셨습니다.

지하철을 타시자마자 한 여학생 앞에 다가와

지하철 손잡이에 매달린 채 계속 아이쿠아이쿠 한숨을 쉬셨습니다.

앉아있던 그 여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MP3를 듣고 있어서 못 알아챈 것 같더군요.

 

그렇게 1정거장을 일어서서 가시더니 갑자기 소리를 팩 지르셨습니다.

싸가지 없는 젊은 것들 너희는 안 늙을 줄 아느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셨습니다.

그렇게 사는거 아니라며, 요즘것들은 늙은이를 우습게 본다면서

열차 안의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다 쏠릴 정도로 크게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욕들을 하셨습니다.

 

앉아있던 여학생이 그제야 알아차리고 일어났고

할아버지께서는 됐어, 이렇게해서까지 앉고 싶지 않다며 그 여학생의 팔을 잡아서 누르셨습니다.

여학생은 할아버지의 팔을 뿌리치며 황급히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렇게 그 여학생이 내리고 할아버지께서는 그 자리에 앉아 2정거장을 더 가셨습니다.

결국 4정거장을 타신 셈이네요.

지하철이 보통 한 정거장 당 2분씩 걸리니까 8분 열차를 타신격입니다.

 

 

 

글쎄요..

저는 여학생보다 되려 할아버지 쪽에 눈살이 더 찌푸려졌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스트레이트 8교시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가 본 할아버지는 아마 좀 특수한 할아버지일 것입니다.

대개의 경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젊은 사람들한테 아무 말도 안 하시고 그냥 앞에 서 계시며.

혹시라도 자리를 양보 받게 되면 고맙다고 말씀해주시니까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물론 젊은 사람들보다 거동하기가 힘드신 분들입니다.

되도록 앉으실 수 있게 젊은 사람들이 양보해 드리는 것이 좋겠죠.

 

 

그렇지만, 강제할 수는 없는 겁니다.

젊은 사람들도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빠지게 힘이 드는 날이 있으니까요.

젊은 사람들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1시간 동안 서있으면 힘이 드니까요.

젊은 사람들도 앉아 가려고 돈을 내고 지하철을 타니까요.

 

 

 

그 여학생은 오늘 힘든 일이 있었는 지도 모릅니다.

그 여학생은 오늘 높은 구두를 신어서 발이 많이 아팠을 지도 모릅니다.

그 여학생은 어제는 할아버지께 자리를 양보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싸가지 없는 젊은 것들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든 것 같습니다.

 

 

추천수116
반대수0
베플홍진아|2009.03.05 18:43
왜 20대 남자한테는 아무 소리 못 하면서, 20대 여자한테는 눈을 흘기고, 구박을 하고, 화를 내는지.
베플김영임|2009.03.05 23:58
솔직히 할아버지 할머니들 맨날 우대권으로 돈도 안내고 타잖아요 우리나라 처럼 할아버지할머니 타면 싹싹 잘비켜주는 나라가 어딨어요 진짜 오늘도 지하철 타고오는데 책펴고 공부하다가도 일어서서 할아버지 앉으시라고 하는 젊은이들이 태반인 이런 나라인데요 그리고 할아버지할머니 대부분 역에 내려서도 엘레베이터 타잖아요ㅠㅠ 지하철 안에서 그렇게 잠깐 서있는게 싫은데 뭣하러 우대권 내고 맨날 일부러 등산을 다니는건지도 이해가 안가요
베플이선주|2009.03.05 22:52
저 여학생이 되어본적있어요.. 백화점에서 일할때.. 버스에타자마자 피곤에 찌들어 어쩔수없이 노약자좌석에 앉았었죠ㅠ 어르신들 오시면 비켜드릴려고 눈을 부릅!!뜨고있었는데 만성피로는 어쩔수없나봐요ㅠ 눈을 깜빡해야하는데.. '깜'을하고는 '빡'을못하고 그대로 잠들어버렸던거죠..얼마나갔으려나.. 주먹으로 누군가 제 어깨를 심하게 내리치더군요.. 정신차리고보니 어떤아저씨가 제어깨를 주먹으로 때렸던거예요~ 싸가지없이 자는척한다고.. 할머니가 3정거장이나 서서 가는데 비키지도 않는다고 그래서 너무 죄송하다고 인사를하고 할머니께 자리를 양보해드렸죠. 할머니 연신 미안하다하시더라구요. 절 때린아저씨 할머니랑 완전 상관없음...-ㅅ- 할머니 그렇게 앉아서 1정거장 가시고 내리셨어요ㅠ 그동안 전 그 아저씨한테 죽어라 잔소리 먹었죠 -ㅅ- 계속 듣고있는데 짜증이 나버렸어요. 그래서 아저씨께 욱!! 자는척 한게아니고 정말 잔거라고.. 그아저씨왈"도대체 밤에 뭔짓을 하길래 여기서 쳐자!! 그리고 이 싸가지 없는년 대드는것봐!!" 아놔.. 나도 우리집에서 귀한딸ㅠ밖에서 저런 욕먹으니 기분이 몹시......;;젊다고 다리 튼튼하고 안피곤한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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