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naver photo
난 내가 들꽃인줄 알았다.
그냥 넓디 넓은 들판에 이름 모를 들꽃 말이다.
여러해를 그냥 바람과 함께 쓸려사는 들꽃말이다.
그런데, 난 '장미'였었다. 아니, '장미' 였던거다.
단아하고 매혹적인 향기를 지닌 빨간 장미 말이다.
어디 저 멀리에서도 금새 '장미'라는걸 알 수 있는 꽃이었던거다.
그러기에 어떤이는 나의 향취만으로도 반하기도 했었지만,
어떤이는 그것의 정도를 넘어 결국 소유욕으로 날 꺾어버리기도 했었다..
힘들게 다시 싹을 틔어 꽃봉우리가 맺힐라면 또다시 누군가에 의해 꺾이곤 했었다...
늘 그렇게 꺾이기에 그것이 내 운명인 줄 알았다.
꽃은 그렇게 꺾이는 것이라고.
다들 그렇게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런데, 그런데 ...난 장미였던거다.
매혹적인 화려함 뒤에 '가시'가 있다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거다.
나를 보호해 줄 수 있었던...가시...
나에게도 분명, 땅속 깊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시가 있다는걸 몰랐던게다.
생존을 위해 때론, 날카로운 가시를 품고 있음을 나타내야한다는 것을...
이젠...꼭 꽃망울을 터트리라..
그리하여, 소중히 씨앗을 남기리라..
그 씨앗이 아름다운 또다른 장미로 피어날때까지 지켜주리라..
혹여, 그 씨앗이 나처럼, 꺾일지언정
그래도...그래도...장미로 태어난 것은 축복이였다고 말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