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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늘 가혹한 그대가 왜 이렇게좋기만한지

이세희 |2009.03.08 22:52
조회 69 |추천 0


"우린 니가 그남자 계속 만나는 이유를 모르겠어"

"내 말이 난 얘보면 답답해죽겠어

그러게 넌 그남자 도대체 왜 만나냐?"

 

자기 일도 아닌데 친구세명이 한결같이 성을 내며

독하게 말한다면 거긴 분명 이유가 있는 거겠죠

"우린 정말 이해가 안돼 이게 도대체 몇번째야

너 저번에도 영화 예매해놨는데 그남자 바빠서 안나왔대매

그래서 내가 그영화 봤다는 거 아니야?

어우 말도 마 니들이 그날 얘를 봤어야돼

왕의남자 보면서 내내 우는 사람은 아마 쟤밖에 없었을걸"

 

이렇듯 그녀는 모든 친구들이 말리는 남자와

연애를 유지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그것도 자기가 연애를 한다고 부득부득 우기니까

마지못해 그래 너 연애한다 인정해주는 것일 뿐

옆에서 지켜보기엔 연애라기보다는

고문을 당하고 있는 듯 보이는 그녀죠

일주일에 한번 꼴로 친구들 앞에서

자존심이고 뭐고 없이 훌쩍훌쩍 울어대는 그녀

사랑을 하면 예뻐진다는데

예뻐지기는커녕 먹고 남긴 라면가락처럼 늘 저렇게 초라하게

퉁퉁 불어있는 그녀

 

이젠 안쓰러움도 넘어서 짜증이 버럭버럭 치미는 친구1은

더이상 말할 것도 없다는 듯 결론을 지어버립니다

"야 헤어져 아니다 헤어지고 말고 할 것도 없다

뭐 제대로 만나기라도 했냐? 그냥 여기서 관둬 됐지 끝!"

 

반면 친구2는 좀 다른 의견을 냅니다

"아니야 이렇게 억지로 그만두면 미련이 남을 거야

무조건 끝까지 가봐야돼 그래야 포기가 되거든

야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그남자 회사도 찾아가보고 집앞에서 기다리고

전화도 백통 해보는 거야

그러다가 스토커라고 신고 들어오면 파출소도 끌려가고

너 그러고 나면 우리가 만나라 그래도 안 만날걸"

 

친구3은 조금더 신중합니다

"으이그 으이그 니들이 친구냐?

그러지 말고 분석을 해보자

넌 그남자가 왜 좋아?

왜 좋은지를 알아야 니가 왜 질질 끌려다니는지를 알 수 있거든

말해봐 어디가 어떻게 좋아"

 

딱 끝내버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안된다면 무식하고 용감하게 막나갈 용기라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도 안된다면

나한테 늘 가혹한 그대가 왜 이렇게 좋기만 한지

그 이유라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가 좋아져버렸다는 것은

내 삶을 통제하는 방법을 모두 잊어버렸다는 것

나는 계속 그냥 사랑이나 하고 앉았습니다

훌쩍훌쩍거리며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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