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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가, 나를 지금의 내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존재로 만들어 줄 마법의 기계가 아닐까 하는
콩알처럼 미미한 기대를 놓지 못한다.
알면서도 기대하고, 당연히 꺽이는 것.
그러고 보면 30대의 사랑은 참 어정쩡하다.
어떤 사랑도 왔다 가는 것이겠으나,
누구에게나 '간다'는 동사가 아니라 '온다'는 동사가 먼저 마음에 박히던 날이 있었을 것이다.
사랑이 올 때의 그 압도적인 설렘이,
사랑이 갈 때의 그 처연한 시간에 대한 예측을 가로막아 눈멀고 귀 막히게 하는.
하지만 이제는 안다.
눈멀고 귀 막힌 듯 막무가내로 시작된 감정도 어젠가는 서늘하게 등 돌리며 멀어져갈 수 있음을.
그리고 어느새 내가 '간다'라는 동사의, 그 어쩔 수 없는 체념의 어조를
담담히 수용하는 사람이 되었음을,
올 때의 선택이 나 자신의 것이었으니 도무지 무엇도 힐난할 수 없음을.
풍선 중 나만의 오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