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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와 함께한 오월의 어느 하루

박미정 |2009.04.01 12:24
조회 1,030 |추천 1

 

세상이 깨어나는 이른아침

오월의 싱그러움을 느끼며 기분좋게 차가운 아침 이슬을 맞으며

나의 발길은 지베르니로 향했다.

 

모네가 마지막으로 정착한곳

그의 마지막 숨결을 느낄수 있는곳

지베르니

 

 

모네의 집으로 향하는 길은

온통 초록세상 이었다

 

넓지 않은길에 정답게 마주보며 서있던 집들

그리고 싱그럽게 마을을 감싸던 초록 덩쿨들

 

 

한 예술가가 머물다간 마을은

남아있는 사람들마저 예술가로 만들어 놓았나 보다

 

어쩜 집들 하나 하나가

이렇게 아름다울수 있는건지

보는이로 하여금 가슴이 따뜻해지는 집들은

녹음과 함께하는 지베르니에 있는 집들이 아닐까?

 

 

하늘은 더없이 푸르렇고

나의 기분은 더 없이 업업 되어 버렸다

 

 

마을에 있는 공방 조차도

 푸르름으로 가득 채워진곳

 

고흐가 사랑한 마을 아를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라면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는 싱그렇고 생기가 가득한 곳이다

 

콧노래를 부르며,

약간은 엊박자로 한템포씩 발을 바꾸어 가며

그렇게 모네의 집에 도착을 했다.

 

 

초록 계단 ,초록 창문,초록 대문

그리고

분홍색 벽을 감싸고 있는

초록색 담쟁이 덩쿨들

온통 초록으로 가득찬 세상 이었다

 

 

초록색 대문을 통과해

모네가 살았던 공간으로 들어갔다

 

 

오늘날 그의 집은

 '우키요에 미술관' 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우키요에란 목판화를 뜻하는 말로써

동양에서 일찍 개항을 했던

일본은 당시 도자기를 유럽에 수출했는데

그 도자기를 싸고 있던 종이중에

목판화인 우키요에가 섞여 있었던 것이였다

 

이 그림을 접한 서양의 인상파 화가들은 

파격적인 표현과 색채에 큰 영향을 받았고

모네는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사후 그가 수집한 작품들을 모아

지베르니의 저택안에 '우키요에 미술관'을 만들어

전시하기 시작한것이다

 

따라서 모네의 집에는 모네의 그림보다는

일본 그림이 더 많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간 나는

모네의 집을 둘러보는 내내 알수없는 분노에 허우적 댔었다

"아니 왜 죄다 일본 그림 이냐구?"

 

 

일본그림들이 벽면가득하고

일본도자기가 가득했지만

식당 전체가 노란색으로 꾸며진 방을 보고

아까의 분노는 눈녹듯 사라지고 내 마음은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신나게

요리를 할수 있을것만 같던

블루와 화이트의 부엌

 

그리고

 

그의 방에서 내려다본 모네의 정원

 

 

그의 숨결과 땀이 베여 있는 그의 정원

실제로 그는 2층 창문을 열고 내려다본 정원의 모습을

화폭에 자주 담았다고 한다

 

지베르니로 이사올 당시

그는 점점 더 경제적으로 여유로워 졌고

그의 그림은 비싼값에 팔렸다고 한다

 

1890년 이집을 샀고

1893년 기찻길 건너에 땅을 사서

2년뒤 강가의 물을 끌어다가

우리가 알고 있는 수련의 그림이 탄생한 연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원래는 주목이 늘어서 있던 과수원 이었다고 한다

고심끝에 모네는 이곳을 정원으로 만들기로 마음먹고

두그루의 주목만 남기고 모든 나무를 다 베어 버렸는데

지금도 아내를 위해 남겨두었던 두그루의 주목이 서 있다

 

 

파아란 하늘 아래

이름모를 꽃들로 가득찬 길을 걷는 기분

 

 

내가 갔던 오월에는 붓꽃과 작약이 가득 했지만

유월에 가면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정원을 가득 메울 것이다

하늘아래 장미가 가득해지는 상상을 잠시 해본다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에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꽃들과 시선을 맞추고

그 순간을 사진기에 담던 사람들

 

 

그리고

사진기에 담긴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

 

 

내게 가장 절실한 것은 꽃이다. 항상,항상 꽃이 내게 필요하다

                                        - 모네-

 

 

꽃들의 향연에서 잠시 벗어나서

발길을 돌려 물의 정원으로 향했다

 

 

지하 통로를 통해 정원으로 들어서면

아까와는 또다른 분위기에 매료 되고 만다

여기가 프랑스가 맞나 싶을정도로

동양적이던 물의 정원

 

바람이 불때마다 사각사각 흔들리는 대나무가 있고

그 옆으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가면

확트인 연못이 나타나고

 그 끝에 아치가 있는 초록 다리가 나타난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풍의 다리를 보기 위해

그리고

수련을 보기 위해 이곳으로

해마다 모여든다 

 

 

일본풍의 다리와 정원이라고 하기에

왠지 한국적 느낌이 많이 나던 모네의 정원

 

 

전날 오르세 미술관에서 보았던  그림속 세상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살며시 꽃망울을 터트리던 수련

 

동양의 향기를 머금은 수련을

낯선 프랑스 땅에서 만나니

기분이 묘해 졌다

 

 

모네의 수련 그림중 내가 가장 아끼는 그림

도저히 말로 담아낼수 없는

색감이다

 

잔잔한 수면위로 은은 하게 퍼지는 연꽃향이

그대로 전달 될것만 같은 그림

 

그의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그냥

...

 

 

그가 이곳에서 행복 했듯이

나도 이 자리에 서 있는 순간 말할수 없이 기뻤다

 

명화속 그자리에 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벅차 올랐고

그림속 그대로 모든것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모네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이곳이 참 맘에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싱그런 녹음이,찬란한 태양이, 푸르른 하늘이

좋았다

 

 

 

아름답게 빛나는 모네의 집도

초록색 빛이 가득 들어오는 창문도

모든것이 완벽했다

 

 

설레는 기분을 가득 담고

개 양귀비를 찾아 발길을 돌렸다

 

 

내가 상상 했던 그대로 였다

푸른 하늘 아래 붉은색 양귀비로 가득찬 들판

 

양귀비 사이로 한발 한발 들여놓을때마다

심장이 터질듯 쿵캉 거렸다

 

 

모네의 그림속 여인들 처럼

파라솔을 챙겨 왔어야 하는건데

 

 

파라솔을 들고

이 아름다운 오솔길을 걸었어야 하는데

...

 

자꾸만 드는 아쉬움에 발길을 돌릴수가 없다

 

 

마을 곳곳에서 만날수 있는 그의 흔적들

제 2의 모네를 꿈꾸는 지베르니의 화가들

 

 

마지막으로 내가 향한 곳은

그가 마지막으로 쉬고 있는곳

모네의 무덤이었다

 

 

별 생각 없이 무덤까지 왔다가

그냥 멍하니 서 있다가

툭 한마디를 던졌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들을 남겨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속으로 그렇게 되뇌였는데

같자기 코 끝이 찡해졌다

꼭 어제 돌아가신양 코 끝이 찡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네는 백내장에 걸려 실명을 하게 된다

백내장에 걸려 사물이 흐릿하게 보였기 때문에

후에 모네의 그림들은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파스텔 톤의 흐릿한 그림으로 밖에 그릴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모네는 물의 정원도 팔레트도 더이상 볼수 없게 된다

한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병세는 더 악화되어  눈을 감고 만다

 

봄이되면 모네의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의 향연이 시작된다

그가 없더라도 그의 정원은 영원하리라는 것을

모네는 이미 잘 알고 있었을 리라

 

그의 정원은 그의 그림이고 그의 인생 이었다

 

 

떨어진 꽃잎조차 아름답게 보이던 지베르니

 

싱그러운 오월에

녹음이 푸르른 오월에

모네를 만날수 있어서 참 다행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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