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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슬픔의 봄일지라도

김호진 |2009.04.10 00:20
조회 40 |추천 0


저들끼리 숨 쉬지 못하게 겹겹 감싸 안은 꽃을 바라 보며

저 꽃은 전생에 어떤 아픈 사랑을 하여

저리 아프게 피려고 할까...한참을 바라보았지


그 때 마침 불던 바람 -

그 바람이 나에게 詩 하나 전해준다



슬픔도 찬란하다 말하며

그 꽃이 피기만을 기다리는 그가 있으니

숨막히도록 아름답게 꽃 피우는 꽃



아름답게 꽃피길 바라며

그 꽃 앞에서

나즉나즉 느리게 느리게 읊조린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만나 곧 이별이어도 …

영원히 사랑할 수 없어도 …

사랑한다는 말이 서로에게 상처가 될지라도 …

사랑하며 ·사랑이고· 사랑뿐이다




그리하여
아직 기다리는 그 한사람만 있다면
영원히 봄은 오고 꽃은 피어나는 것 -

찬란한 슬픔의 봄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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