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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차영준 |2009.04.11 19:50
조회 49 |추천 0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몬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

긴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 갈래  저항시, 상징시, 낭만시

● 어조  감상적, 낭만적 어조

● 심상  직유에 의한 시각이 주됨, 서술적

● 제재  국권 상실의 현실과 봄의 들판

● 주제  국권 상실의 울분과 회복에의 염원

● 성격  낭만적, 상징적, 저항적, 의지적

● 표현  ㉠ 한국적 정서와 친근감을 나타내는 자연적 소재의 사용

            ㉡ 시각적 심상.  직유법,  의인법

            ㉢ 형태상의 균형미, 수미쌍관의 구성(질문과 대답의 형식)

            ㉣ 감상적, 낭만적 어조, 절망적, 자조적, 의지적 어조의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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