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기는 우리에게 온 선물이다. 어떤 이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겠고 또 일부 어떤 이에겐 당황스러움이기도 하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이제 여성으로서가 아니라 어머니로서 살아가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갈수록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를 어려워하는 것을 보며, 긍정적인 어머니로서의 역할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먼저 영아기를 좀 더 구분하여 나누어 보면, 먼저 아주 초기 시기인 신생아기와 걸음마 시작할 때까지의 의존의 시기, 그리고 인생의 제1반항기라고 할 수 있는 반항과 독립의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신생아기
이 시기는 매우 짧은 시기이지만 엄마의 절대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이다. 금방 태어난 아기는 아직 나 자신과 내가 아닌 것도 구분이 안 되는 시기에 있기 때문에 엄마가 해주는 것을 자기가 능력이 있어서 하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데 이러한 착각은 아이가 살아가는 힘을 갖게 해준다. 이 시기의 엄마는 엄마로서 아이를 보며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아이의 몸짓 하나하나에 반응해주는 그러한 엄마로서의 몰두가 필요하다. 특히 이 시기의 아기가 아직 목을 가누지 못할 때 엄마는 머리를 받쳐주어 아이가 안정감을 갖게 해주고 아이를 오랫동안 혼자 방치하지 말며 항상 아이가 느낄 수 있는 곳에 있는 것이 필요하다.
2. 의존의 시기
이 시기는 아기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지게 되는 시기이다. 아기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젖을 빨고 엄마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새로운 발달을 이루며 엄마 아빠를 행복하게 해준다. 이 시기의 엄마는 아기가 충분히 사랑 받는 존재라는 걸 느끼도록 해주어야 한다.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자체로 사랑 받는다는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엄마는 아기를 안아주어야 한다. 아기를 안아준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안아주는 것뿐 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안아주는 것을 말한다. 엄마는 아기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엄마를 공격하는 것같이 느껴져도 아이를 수용해주며 자신이 엄마에게 수용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엄마에게 수용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살아가는데 큰 힘을 받게 된다.
엄마는 아기를 안아주며 또 아기가 하는 행동들 즉, 미소 짓기, 옹알이, 방귀소리 등에 반가움을 표시하며 환영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아이의 모습을 반영해 주는 것을 통해 엄마에게 비친 자신을 발견해 가며 아이는 자신의 존재감을 형성해가는 것이다.
3. 반항과 독립의 시기
이제 아기들이 걷기 시작하고 제법 잘 걷게 되고 말도 한두 마디씩 하게 되면서 아이들은 본격적으로 반항의 시기를 살게 된다.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한번 짜증을 내면 달랠 수도 없고 입에는 안해, 안먹어, 내꺼야, 내가 할거야 라는 말을 달고 살게 된다. 이럴 때 부모는 이렇게 반항하는 아이가 이전에 그렇게 사랑스러웠던 아이가 맞나 의심스럽고 이 아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몰라서 당황스럽게 된다.
이 시기 아이들은 엄마로부터 좀 더 멀리 떨어지는 걸 요구하는 것이다. 엄마가 좋고 엄마의 사랑을 수시로 확인하지만, 동시에 엄마로부터 독립된 자신의 공간과 영역을 원하는 것이다. 엄마는 아이들의 이러한 욕구들을 이해해주어야 한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이때 아무거나 다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진정으로 선택권을 줄 수 있는 것, 또 아이가 선택해도 되는 것에 대해서만 선택권을 주어서 아이가 자신의 주도성을 경험해 보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랑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녀를 놓아주는 것이다. 엄마에게도 자녀에게도 사랑하는 것만큼 이제는 떨어져서 자신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시기이다. 이 시기는 엄마로부터 떨어지고 싶어하면서도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불안감을 갖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기에 엄마는 일관성 있게 대해주어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주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한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현경 | 동남보건대학 유아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