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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때문에 전 세계가 흔들리는 이유

이충근 |2009.04.15 00:42
조회 100 |추천 0

한국경제는 앞으로 어찌 될까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미래는 세계경제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인플레이션으로 가게 될지, 디플레이션으로 가게 될지 하는 판단도 세계경제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는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이번 국내 경제위기도 해외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세계경제를 알아야 한다고 해서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세계경제 체제가 맞물려 돌아가는 근본원리만 잡아내면 됩니다.

근본원리라는 것은 언제나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현란한 장식들을 갖다 붙이기 시작하면 괜히 어려워 보이기 시작하고 잘 모르겠고 그리 되는 것이지요. 어쩌면 일부러 어렵게 보이도록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본원리만 파악하면 전체구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전체구도를 파악하고 나서야 앞으로 한국경제가 어떻게 될지 비로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번 경제위기의 진앙지는 미국인데, 그 때문에 전 세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작 미국보다 다른 나라들이 더 크게 흔들립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를 정확히 이해해야 현재 세계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 수 있습니다.

다음 표는 세계경제에서 각국의 경제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을 시기별로 정리한 표입니다. 표의 맨 아래가 전 세계경제의 GDP 규모를 나타낸 것이고, 그 중에서 세계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정리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에서 1.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19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그 비중이 1.2%까지 줄었다가 다시 꾸준히 성장하여 2006년에는 1.9%에 이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2002년까지 꾸준히 늘어서 31.8%까지 차지하다 그 후로 좀 줄었는데 그래도 2006년 현재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7.5% 정도 됩니다.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잃어버린 10년'이라 불리는 침체기를 맞게 되고,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일취월장하여 2006년 5.5%까지 이르게 됩니다. 영국을 제치고 세계 4위의 경제규모를 이루게 됩니다. 작년 2007년에는 6%를 넘어섰고 금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2위인 일본의 3분의 2 규모까지 쫓아왔습니다. 유로지역은 통합 이후에도 특별한 비중 확대를 보여주고 있지 못합니다.

이 표를 그래프로 만들어서 시각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의 위축, 중국의 확대, 유로지역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기타 지역의 비중 확대도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느낄 수 있는 건 중국의 일취월장인데,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고는 하나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적다'는 것입니다. 결국 6% 정도니까요. 그러고 보면 미국은 역시 대단한 나라입니다. 경제규모로는 전성기가 지났다고 하나 단일국가로서 혼자 27.5%나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한 국가가 홀로 그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역시 27.5%일 뿐입니다. 유로지역만 해도 20%가 넘고 일본, 중국도 합치면 꽤 되고, 기타 지역 모두 합치면 결국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가 72.5%로 훨씬 큽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로 나머지 전 세계가 더 흔들린다는 것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세계경제와 미국의 소비

세계경제의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그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GDP 규모가 아니라 다른 것을 봐야 합니다. 미국의 GDP 규모는 전 세계 GDP에서 27.5%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미국경제는 GDP 비중을 훌쩍 뛰어넘는 막대한 영향력을 세계경제에 미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군사력이나 원유장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분명한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시기 바랍니다. 1995년도와 2006년도에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무역적자를 합친 금액 중에서 주요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정리해봤습니다.

2006년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한 해에 -8,115억 달러입니다. 수치만 볼 때와 그래프로 전체 대비 시각화해놓고 보면 느낌이 또 다를 것입니다. 1995년이나 2006년이나 미국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기서 거기지만 무역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미국 혼자 61.2%.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비중이 훨씬 더 큽니다. 그 이유는 조금 뒤에 설명하겠습니다.

두 시기 사이에 전 세계의 무역적자가 GDP 대비 비율의 -1.1%에서 -2.8%로 급증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1.7%포인트밖에 안 된다고 적다고 생각하실 게 아닙니다. 엄청난 증가입니다. 무역적자 금액으로는 -3,037억 달러에서 -1조 3,257억 달러로 337% 증가했고,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나 급증한 것입니다.

다음 그래프는 어떤 국가들이 흑자를 내고 있는지 그 비중을 정리한 그래프입니다. 동일한 기간 동안 전 세계 모든 나라의 무역흑자를 합친 금액 중에서 주요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정리한 것입니다.

 
  

 

1995년에 일본이 세계 전체 무역흑자 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미미했던 중국이 2006년까지 일취월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먼저 소개한 적자 그래프 중 1995년을 보면 꽤 비중 있는(?) 적자국(세계 7위)이었는데, 2006년이 되면 흑자국가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2006년의 흑자국가들을 그룹별로 보면(그래프에 나타난 나라들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들을 포함하여)

1. 한•중•일 등 동아시아 국가들(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합류)

2. 사우디 등 산유국을 비롯한 천연자원 수출국(러시아, 브라질 등)

3. EU권 국가들

입니다. 여기서 EU권 국가들에 대해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적자 그래프에서 2006년을 살펴보면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을 합치면 그래도 전 세계 적자 중에서 상당 부분을 감당해주는 듯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흑자 그래프와 같이 놓고 생각해보면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이 큰 폭의 흑자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즉 EU권 국가들은 역내무역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묶어서 생각하면 전 세계 적자 중에 EU권 국가들이 감당하는 비중은 얼마 안 됩니다. 매년 한 자릿수 비중의 흑자와 적자를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경제 차원에서 보면 어느 나라의 국가경제가 적자를 감당한다는 것은, 수출주도형 국가들에게는 기여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EU가 기여하는 면은 얼마 안 되고, 적자 그래프에서 살펴본 미국의 적자 비중 61.2%는 EU 3국이 사라지면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엄청나게 커질 것입니다.

사실상 전 세계의 무역적자를 미국 혼자 거의 떠맡다시피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또한 2006년 흑자 그래프에서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3국을 EU 역내무역의 비중이 크다고 보고 뺀다면 결국 전 세계에서 큰 폭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는 산유국 등의 천연자원 수출국가들과 동아시아 국가들 2개 그룹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상이 세계경제가 맞물려서 돌아가는 큰 그림입니다.

세계경제의 큰 흐름을 정리해보면, 1995년에서 2006년에 이르는 10년 동안, 전 세계의 무역적자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증가분의 대부분은 미국의 무역적자로, 전 세계의 무역적자를 미국 혼자 거의 떠맡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기간 동안 미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급상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경제가 전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GDP 규모와 별개로 훨씬 더 커졌습니다.

미국의 무역적자 증가분은 미국 소비자들의 과소비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IT버블과 뒤를 이은 부동산 버블에 따른 자산효과(보유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소비를 늘리게 되는 효과)에 기반하여 미국 소비자들은 과소비를 늘려왔습니다. 이렇게 보면, 큰 폭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는 국가들은 사실상 미국 소비자들의 과소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지금 버블에 의존하고 있던 미국 소비자들의 과소비가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경제평론가들이 ‘동아시아의 수출의존형 경제모델'이 위기를 맞았다고 말하는 것은 이런 사정이 내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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