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아이가 원하는 휴대폰을 골라 가격을 물어보았다
그것이 문제의 프라다 폰이었다
가격이 거의 100만 원에 달했다
아버지 입에서 헉 소리가 나왔다
아무리 사주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건 할부로도 사줄 수 없는 물건이었다
무안한 건 둘째치고
화가 날 대로 난 딸아이를 데리고 도망치듯 나왔다
자기 신세가 비참하기도 하고,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철없는 딸이 야속하기도 하고,
만감이 뒤엉켜 미칠 것 같았다
그래도 딸아이가 배가 고플 것 같아서 분식점으로 들어갔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라면과 김밥을 시켜주고, 자기도 라면을 한 그릇 시켰다
한 입 먹는데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참다가 가슴에서 치밀어 오르는 한 마디를 딸아이에게 했다
“혜진아, 아빠가 가난해서… 미안하다”
식당을 나온 둘은 아무 말도 없이 차로 걸어갔다
그런데 딸아이가 아빠 소매를 잡아끌었다
“아빠, 나 저거 사줘”
가리키는 곳을 보니 리어카 가판대에서 팔고 있는 휴대폰 케이스였다
“나 휴대폰 안 사주는 대신 저거 사줘...”
알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지으며
딸아이는 연보라색 케이스를 하나 골라 자기 휴대폰에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