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홈에 올린 것을 옮긴 것이라 말이 짧습니다.
읽으실 분들은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여행을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떠나'보는' 것을 좋아하고 항상 떠날 생각에 충만하여 마지막 이십대를 살고 있는 여자.
서른이 내일 모레니까 이제 여행과 아이돌 성향은 졸업하고
돈도 모으고 재테크에 신경쓰며 슬슬 결혼도 생각하는게 맞지 않겠느냐고 조언하는 친구의 말도 일리가 있다
여행을 그리 많이 다녀본 것은 아니다
대학교 시절 한창 유행이던 남들 다 간다는 유럽 배낭여행 한번 가보지 못했다
여행이라고 하면 예과 시절 남도를 한 일주일 정도 떠돈 적은 있었다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한 것이 돈을 벌기 시작한 이후이지만
스스로 알아간 여행 성향은 나는 역시나 혼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한다
'혼자' 가 되어야만 내가 서 있는 낯선 곳을 비로소 제대로 볼 수 있다
또 하나 여행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콘셉트' 이다.
여행도 메인 테마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이다
세세한 계획까지는 (차를 몇시에 타고 몇시까지 어디를 관광한다는 등의) 시간의 부족으로 세우지 못하더라도 내가 공부한 만큼 보이고, 느끼는 것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전혀 준비하지 않고 몸만 달랑 가서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겠다고 하는 것은 공부를 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달라고 떼쓰는 것과 같다
여행에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무언가를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자 축복이다
그러나 반대로, 오랜 시간을 들여서 철저한 계획을 세웠으니까 이번 여행은 분명 하나의 오차 없이 착착 들어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가장 흔한 방해 요인인 날씨에서부터 시작해서 낯선 곳에서 나의 좁은 소견으로 세운 계획을 어그러지게 할 만한 요인들은 도처에 산재한다
여행에서는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되고 별 문제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문제가 여행 내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대충 어떤 것인지 안다
서론이 길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여행이라기 보다는 서른 여섯시간 동안의 외출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지만)의 결론부터 말하면 떠나지 못했던 지난 6개월의 시간동안 떠나야 한다는 강박감에 줄곧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때마침 10개월 여 만에 돌아온 파견 근무로 느긋해진 스케줄 덕분에 주말을 쉴 수 있게 되었다
4월 5일 : 떠나겠다고 생각함
4월 8일 : 후쿠오카로 행선지 결정, 항공권 발권
4월 9일 : jalan 에서 바리에 호텔 텐진 예약 (8,190¥)
채 열흘이 안되는 준비 기간동안 면세점 쇼핑, 타베로그를 뒤지며 맛집 찾기 등을 하면서 나름 행복했었다
원래 여행계획에 포함시키려고 했던 다자이후와 야나가와는 다음번으로 미루고 작년에 갔던 곳들은 계획에서 빼고 했지만
그래도 서른여섯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너무 많았다
결국 내린 결론은 쇼핑만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
자니스샵 방문과 쇼핑에 전념하기로 타협을 보았다
따라서 여행기라기보다는 다 쓰고 나면 쇼핑맵 같은 느낌이 될 것 같아서 다소 우려의 소지가 있지만
4월 18일 : 8시, KE782
4월 19일 : 21시, KE783
늘상 그렇지만 여행기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로 시작하는게 좋은 것 같다
어느새 후쿠오카 상공에 닿았다.
맑은 후쿠오카.
생각해보면 작년에 후쿠오카에 왔을 때는 7박 8일 동안 내내 비가 오던지 흐리던지 했었는데 맑은 후쿠오카의 하늘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후쿠오카는 공항과 시내 중심부인 하카타 역이 불과 2정거장 밖에 되지 않아서 시간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여행자에게는 좋은 여행지인 것 같다
아담한 후쿠오카 쿠코.
8시 비행기를 탔으니까 후쿠오카에 도착해도 9시 30분 정도 밖에 안되었다
일찍 떠나니까 그런 점이 좋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