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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가 사는 길(19)

윤화숙 |2009.04.27 18:13
조회 80 |추천 0

 

얼마 전, Pet-CT 검진 결과를 알아보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항암 종료 6개월 후의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영상도 피도 모두 깨끗하고, 혈색도 아주 좋으시네요!”


라고 말해 주는 주치의의 음성이 한결 밝게 들렸다.


이로서, 5년 생존확률이 25% 이하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희망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


발견 당시, 암이 이미 골수까지 전이된 상태여서 매우 힘이 들 줄 알았는데.....

 

때마침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임상실험(2상)이 적중한 결과라고 한다.


“모든 게 선생님의 은덕입니다!”


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더니 오히려, ‘환자의 복이 아니겠느냐?’며 겸사를 했다.



“그런데 혹, 무슨 다른 걱정이라도 있으세요?”


라고 주치의가 다시 물었다.


‘단지, 병 때문’이라 대답하며 겸하여, 혹 나와 같은 아종에서 재발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임상실험’이라도 하는 케이스가 있는지를 물어보았다.


그러나 ‘여포성 림프종의 경우는 3개월 간격으로 리툭시맙을 투여하는 등의 임상실험 데이터가 있긴 하지만 나와 같은 아종에서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비싼 비용 문제를 떠나서라도 굳이, 그런 식의 시도는 권하고 싶지는 않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물론, 그에 대해서는 나 역시도 ‘NMBL 아종에서, 휴지기간 중의 추가적인 치료가 잔여수명 연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할 뿐더러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는 논문을 본 적도 있는 바다.

 


'그렇지만 재발의 위험이 우심한 현실 하에서, 아무런 노력도 않고 그냥, 추적관찰만 한다는 것이 여간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혹이라도 재발에 도움이 될까 해서 또, 최소한 정신적 안정이라는 심리요법 차원에서, 옻의 ‘우루시올’과 인삼의 ‘IH-901’을 주종으로 한 천연물 항암을 하고 있다.‘고 병원 몰래 천연항암을 하고 있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토했다.


그러자 이외에도, 주치의가 그에 선뜻 동의를 해 주었다.


‘그와 같은 천연물에 대한 효과가 아직, 확실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마음속의 불안감을 씻어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조금도 나쁠 것 없으며 그것이 오히려, 병원치료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발은 재발 후에 걱정해도 충분하니 미리, 걱정하지는 말자!’며 나를 위로했다.



“의사로서 이런 말 하는 건 아니지만, 그 동안의 경험으로 봐선, 각 사람마다 운명적으로 주어진 수명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환자를 진료하면서 겪은 여러 사례들을 들려주었다.


‘살 것 같은 사람이 어이없이 죽고 또, 곧 죽을 것 같은 사람이 신기하게도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이처럼, 환자의 잔여수명은 의사인 당신조차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 내가 ‘삶에 대한 부질없는 미련은 이미 버렸다.’고 하니까 ‘평균수명까지 살게 해 줄 테니 걱정 말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반대로, 내가 재발을 두려워하자 주치의는 ‘인명은 재천’이라고 응수를 했다.


그러면서 ‘마냥 근심을 하며 백세를 살면 뭐하느냐?’, ‘그 대신, 짧게 살아도 즐겁게 산다면 그게 더 보람 있는 게 아니냐?’라고도 했다.


결론적으로, ‘지난 해, 항암도중에 맞은 패혈증으로 곧 바로 죽었을 수도 있었는데, 운 좋게도 살아났으니 앞으로의 삶은 덤이라 생각하고 매일매일 매사에 감사하며 즐겁게 살아라!’는 것이었다.



한림대의 김효정 교수,


그녀는 이렇듯 그때그때마다 적절한 언어로, 환자인 나를 안심시키거나 현실을 직시하게 해 주었다.


제 검사 시에는 가급적 현장까지 따라와 그 과정을 직접 지켜보거나 지휘를 할 만큼 정성을 다 했다.


내가 오히려, 내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다른 환우에게 미안함을 느낄 정도로 충분한 면담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시의적절하고도 유효한 의료서비스를 베풀어 주었다고 생각한다.



‘의술을 자랑하는 의사는 많지만 정작, 인술을 펴는 의사는 드물다.’는 말이 많은 오늘의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처럼 훌륭한 의사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여간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화장실에 가서 뭐 볼 시간도 없다.’고 할 정도로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환자 개개인에게는 단 몇 분을 할애하기도 힘든 우리 의료업계의 현장 사정이 아닌가?

 

그런 가운데서나마, 그와 같이 훌륭한 의사를 나의 주치의로 두게 된 것은 그야말로, 복이 아닐 수 없다.


결과의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우리 같은 암 환자에게는 진실로, 실력과 인술을 겸비한 의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물론, 나 역시도 처음에는 서울의 유명병원에 가면 보다 나은 의사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바램에서, 병원을 옮길까를 심각히 고려를 했었다.


그러던 중, 그녀가 발표한 논문들을 읽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의 경험과 실력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었으며 의사가 마음에 들어서 최종적으로, 내 생명을 의탁하기로 결심을 했던 것이다.


내가 이렇듯, 서울의 메이저 급 병원을 찾지 않고서,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선택한 것도 다행 중의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


위급할 때 금방 찾아갈 수 있고, 제 시설도 꽤 잘 갖추어져 있고, 의료진도 비교적 우수하며 친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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