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사랑 자신을 배반하는 일 같은 것을 상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랑에도 유효 기간이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사랑의 속성이었다. 우리는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게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이 가지고 있는 속임수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사랑의 빛이 내 마음속에서 밝아질수록 외로움이라는 그림자가 그만큼 짙게 드리워진다는 건 세상천지가 다 아는 일이지만, 나만은 다를 거라고, 우리의 사랑만은 다를 거라고 믿었다... -공지영편 中-
사랑은 나를 소진 시키는 것이라고 믿었다.
아니 나를 소진 시키고 나서야 한 사람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그녀는 해 저문 공원을 달려야 했지만, 나는 시간을 잃어 버림으로써 그런 그녀를 이해하고 있다고 믿고 싶었는지 모를 일이다.
사랑은... 그 평범한 두 글자의 단어는 속임수 같은 것이란 것...
침묵이 오해를 만들도록 내버려두고, 속삭임이 간섭 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아주 고약한 .. 또 때로는 너무도 치명적인 것이라는 것을... 왜 늘 잊어 버리고 마는 것일까...
그들이 보낸 칠년의 세월은 너무 길다. 아니 나는 두리뭉실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해.피.앤.딩 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또 다시 시작되는거다. 오해하고 , 가슴아프고, 침묵하고, 다른 일방은 목이메이도록 조바심이나는... 그런 사랑이 또다시 시작 될 뿐이다.
매미는 칠년을 인고한 댓가로 일곱밤의 사랑과 맞바꾸어 삶을 마감한다는데... 그것이 어쩌면 열정이란 이름으로 그럴듯 하게 포장한 무모함이라는 것을...그들이 알고 있을까?
츠지히토나리.. 그는 내가 좋아 하는 작가이다. 어쩌면 무라카미 하루키 보다도 더 좋아하는 일본인 작가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두드러기 날 정도로 싫어 하지만, 그의 섬세한 언어 선택과 꾸밈없는 이야기들에서 나는 그가 정말로 진솔한 작가라는 것을 어렴풋 느낄수 있다. 그의 모든 소설과 단편에세들을 읽어 보았다.
공지영과 함께 작업한 이번 작품은...글쎄 뭐랄까...교환 소설이라는 것이 다 그런 어려움들을 갖고 있겠지만 누가 먼저 고리를 만들고 어느편에서 다시 그 고리에 엮어나가는 작업을 했는지 뻔히 들여다 보일정도로 깊이가 없었다... 아쉬움이다. 더욱 속상한 것은 제법 많은 고리는 채 연결도 되지 못한채 서둘러 매듭지어져 버린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가 없었다. 짧은 기간과, 한일교류라는 모토가 짐이 된 까닭일까? 충분히 되짚어 쓰이지 않은... 미완의 상태로 놓여진 두 권의 책을 놓고... 츠지히토나리와 공지영이라는 이름만 보고 막연히 기대를 했던 마음이 자꾸만 속상해지는 것 같았다.
공지영 편을 먼저 읽고 일주일쯤 간격을 두고 츠지히토나리 편을 읽었다. 이 번에는 다시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두고 한 장씩 번갈아가며 읽어 보았다. 낱낱의 부분들은 흠 잡을 곳이 없었지만. 한데 합쳐 놓고 보니...머리만 큰 가분수 인형처럼...조악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저 혼자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남의 욕을 잘하는 것이 사람이다. 고분고분 읽었으면 그만이지...무엇하러 흠을 잡을까... 흠을 잡으려 든다면 한 없이 흠을 잡을 수 있을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 더 이 책을 읽었다... 곱씹어 보면, 다시 곱씹어 볼 수록 다른 맛이 나는 법이니까...
(그러니 아직은 미완의 리뷰일 것이다. 충분히 읽게되면, 그 안에 다른 무언갈 발견하게 될지 모르니...)
커피를 한잔 끓여 마시며 "이터널선샤인"이라는 영화를 한 편 더 보았다.
어쩌면 우리는 감히 영원이라는 것을 믿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하여 지금의 사랑이 영원할 것이란 억지 믿음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커피 처럼 씁쓸한 뒷맛...하지만 그 씁쓸함이 자꾸만 아쉬움을 가지게 만드는... ing ing 그 무한 의 반복 속에서 쉽없이 상처받고 또 한숨짖게 되는...
솔직히...지금은 한숨을 쉬는 것 자체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