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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김주영 이사장님, 계십니까?”
“제주도 올레 문학투어를 떠났습니다.”
“올레? ‘올레’가 뭐죠?”
“선생님, 요즘 올레에 푹 빠지셨어요...”
부족한 지식을 보충하려고 뒤늦게 예술경영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만학도가 서울길에 존경하는 김주영 소설가 사무실로 한 문안전화에 ‘올레’라는 생경한 단어가 나왔다. 평소 고향 청송군에 들어서는 김주영 소설가의 대표작을 테마로 한 ‘객주(客主)문학촌’과 소설 ‘객주’에 나오는 문경새재에서 청송까지 이어져 있는 ‘보부상 길’ 복원 계획에 열정을 보이시더니 제주도에 빠지셨다니?
제주도 올레 / 사진제공: 문학사랑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골목길이라는 뜻이란다. 2007년부터 제주도의 길들을 이어 걷는 트레킹 코스로 고향 출신의 전직 여성언론인이 개발하면서 지금의 올레가 되었다. 올레는 목표를 성취하려고 걷는 길이 아니다. 유유자적 놀며 쉬며 걷는 길이 올레 정신으로 체험관광이자 명상 코스이다. 장자의 ‘소요유(逍遙遊)’다. 2008년에 1차례, 2009년에 두 차례 전 코스를 답사한 김주영 소설가는 ‘수도 없이 제주도를 가봤지만 껍데기만 보았지, 속살을 본 것은 이 올레에서 처음 보았다’고 올레를 극찬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지인들과 수시로 찾는다고 한다.
자연친화적이라 올레 코스 표시라는 게 파란색 페인트로 그려진 화살표가 고작이다. 숲에선 파란색과 노란색 리본이 이정표이다. 유명 관광지의 인위적, 번잡한 관광이 아니다. 시간에 좇기며 하나라도 더 보려고 애쓰는 ‘강박적 관광’에서 벗어날 때 여행이 얼마나 느긋하고 행복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유명 관광명소 한 곳도 보지 못한 올레 여행은 여태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제주여행의 묘미를 준다. 제주도는 ‘느림여행’ 올레로 인해 관광의 판도마저 변하게 해 지역마케팅에 개발만이 능사가 아님을 실증한다.
홍포~여차 가는 길의 마에스트로 정명훈 부부 / 사진제공: 거제시문화예술재단제주의 자연ㆍ생태ㆍ문화와 함께하는 올레 자료를 찾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를 추진 한다는 뉴스 기사를 검색했다. 늘어나는 도보관광 수요에 부응하고 새로운 여행문화의 창출, 친환경 관광상품의 확충을 위해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ㆍ역사자원을 특성있는 스토리로 엮는단다. 국ㆍ내외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도보중심의 길인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 착수한다.
문화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연과 사람, 마을과 문화가 어우러져 품격있는 문화스토리가 흐르는 길을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스토리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는 문화형, 생태형, 복합형으로 구분하고 문화형은 첫째, 역사문화형(옛길, 순례길 등), 둘째, 예술문화형(소설길 등), 셋째, 생활문화형(마을길 등)으로 재구분하여 테마가 있는 길을 조성해 나간다.
동백섬 지심도의 연리지 현상
문화부의 이 프로젝트 실행을 통해 국내여행 활성화 , 정상정복형 산행문화의 개선과 도보여행를 통해 느림과 성찰을 추구하는 새로운 여행 트랜드의 변화 유도, 청소년문화학교를 통한 청소년의 심신의 치유와 길 위에서 희망 찾기 도모, 선형의 관광자원 개발로 지역간 교류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장기적으로 전국단위 국가문화생태탐방로 완성, 2017년까지 기금, 국고, 지방비 등 1,000억원 투자한다고 한다.
필자는 한달음에 문화부 홈페이지 ‘국민제안’을 클릭했다. 한산대첩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목동 김천손'이 견내량에서 미륵도의 당포까지 20㎞를 달려가 이순신 장군에게 왜선 70여 척이 거제도를 출발해 견내량에 도착했음을 알린 난중일기의 기록을 역사문화형 ‘김천손길’에 제안했다. MBC TV 베스트셀러 극장으로 방송된 윤후명의 소설 “새의 초상-팔색조”의 배경인 ‘지심도’를 예술문화형 소설길로도 추천했다.
유채꽃이 핀 거제도 신선대 풍경
이외에도 무신정권에 의해 왕위를 찬탈 당하고 거제도로 유배되어온 고려 의종의 견내량(전하도)에서 폐왕성터까지의 유배길,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보낸 전설의 해금강과 와현의 서불과차, ‘한국의 하롱베이’ 홍포에서 여차 가는 길, 거제포로수용소 등 분단의 아픔을 그린 손영목 소설가의 ‘거제도’, 임진왜란 최초의 첫승 옥포해전, 청마 유치환 등 무궁무진하다. 거제시민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문화부에 제안하자.
과거의 관광산업은 3S(sand(모래), sun(태양), sea(바다))로 대표되었다. 이것은 관광자원을 소비하는 관광의 형태를 가르키며 관광버스로 상징되는 ‘대규모 관광’이 주류를 이루었다. 이제,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인해 매년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거제도를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슬로 투어리즘(Slow Tourism)’ ‘서라운딩(Surrounding)’으로 다양하게 업그레이드 하자! 신(新) 3S의 결과로 얻는 최대의 혜택은 거제시의 관광산업으로 장기체류형의 품질추구 고급관광객들이 “그 섬에 가고 싶다!”고 외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