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 진짜 바본가봐.. 또 사고쳤어.. "
가방을 아무렇게나 내려놓더니 그녀는 털썩 소파위로 몸을 던지듯
주저앉습니다.
진심으로 속상한 얼굴.
" 너 또 회사에서 사고 쳤구나? 맞지? 맞지?
야! 야.. 어? 진짠가보네 "
남자딴엔 농담이였는데 그 말에 여자의 얼굴은 더 어두워집니다.
' 누구나 나를 사고뭉치로 생각하는구나' 하는 표정.
그러더니 들으라고 하는 말인지, 듣지 말라고 하는 말인지
중얼중얼 거리기를...
"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과장말대로 시집이나 가야되나..
아깐 그런 소리 듣는데 눈물도 안나더라.
하긴 시집은 아무나 가냐, 나는 밥도 못한다. 내 자신이 싫다. "
평소와는 너무 다른 그녀의 모습에 머리 회전이 딱 멎어버린 남자.
기껏 한다는 말이
" 왜~ 너 예쁘잖아~ "
하지만 그런 얄팍한 위로가 통할 때가 아니었죠.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됩니다.
나도 눈 달려서 내 얼굴 보고 산다는 둥
너도 내가 안예뻐서 나 사귈까말까 고민하지 않았냐는둥
넌 이렇게 바보같은 내가 뭐가 좋댜는 둥
늘 넘친다 싶을 만큼 전투적이고 똑 부러지는 그녀가
이렇게 못난 소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오늘 뭔가 큰일이 있었다는 말.
끝내는 탁자에 엎드려버린 그녀가 볼수록 마음 아픈 남자.
한참을 생각한 끝에 말을 찾아내고 입을 뗍니다.
" 너 그런말 알어? 어떤 책에 나오는 건데,
지금 내 얼굴은 전생에 제일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이래.
나는 전생에 나처럼 생긴 사람을 사랑했고
너는 너처럼 생긴 사람을 사랑했단 말이지. "
여전히 탁자에 엎드려있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살짝 쓰다듬으며
남자는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 그러니깐 나는 음..
다음 생에 태어나면 너처럼 생긴 사람으로 태어나겠지.
중요한건 내가 그 책을 읽은 다음에 너를 만났다는거야.
니 얼굴이 정말 못생겼다고 생각했으면 내가 너를 사랑했겠냐?
안그래? "
그 말에 엎드려있던 그녀가 부스스 고개를 듭니다.
눈가에는 눈물자국이 질질 남아있는 그녀.
그래놓고는 훌쩍 거리며 한다는 말.
" 몸매얘긴 왜 빼고 그래.. 훌쩍 "
나는 가끔 내가 싫지만
그대가 이런 나를 자주 좋아하니
나도 내가 조금 더 좋아집니다.
*사랑을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