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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

김성희 |2009.05.27 10:35
조회 36 |추천 0

오늘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바람 끝자락엔 꽃향기 베어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강물 위에도

다리아래 눌러쓴 모자사이로 땀을 흘리는 사람들 사이로

그리고 또 하루를 살기 위해 바쁘게 걷는 우리들 사이로 파고들어

코 끝을 향기롭게 합니다.

 

아버지. 당신 가신 그 곳에도 혹여 이 꽃향기가 전해질까요.

어찌하여 봄 꽃속에 나부끼는 민들레 홀씨마냥 그렇게 외롭게 가셨는지요.

혹여 우리들과 가까웁지 않으셨다면 우리들의 울음을 모른체 하셨더라면

흥건한 피 비린내를 함께 해주지 않으셨더라면 

그  모진 세월들을 피를 토하며 고통의 울부짖음과 서러움을

함께 견뎌내어 주시지 않으셨더라면 이렇게 허망하게 가셨을까요.

 

무지함에 목소리만 키워 고래고래 악을써대던 우리들.

서슬 퍼런 칼날을 곧추세우며  초점없는 눈동자는 어느새 핏빛을 띄고

언제든 달려들어 힘차게 뛰고 있는 심장을 파헤치고

곧 죽어도 잘했다 양팔들어 기세등등할 우리들 아니였습니까

 

그 무지함이 당신을 떠나 보내고서야 정신을 차리나 봅니다.

스스로 아버지의 명을 끈고 붉은 피를 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애통하고  애통하여 무릎을 치며 고개를 숙입니다.

원통하고 원통하여 가슴을 뜯으며 고개를 숙입니다.

 

아버지. 단상위 영정사진에선 그져 웃는 낯입니다.

다 놓으시니 이제 한 숨 돌리시나 봅니다.

다 놓고 가시니 울고 서 있을 저희가 안쓰러워 지시나 봅니다.

웃고 계신 얼굴속에 걱정이 서려있습니다.

꽃 한송이 올려놓고 무릎을 꿇어 엎드립니다.

숙인 머리 아래로 눈물이 쏟아집니다.

하염없이...

 

아버지. 당신 가신 그 곳은 편안하신지요...

 

 

2009년 5월 27일 수요일.

아버지 당신을 너무나 좋아했던 김 성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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